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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인사 “어찌 하오리까”
입력2003-04-24 00:00:00
수정
2003.04.24 00:00:00
성화용 기자
한국은행이 인사(人事)의 실타래를 풀지 못해 고민이다.
강형문 부총재보가 금융연수원장으로 비켜났지만 후속 인사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음 달 이성태 부총재보의 임기가 끝나지만 그 때 가서도 후속인사를 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임원 인사가 풀리지 않다보니 국ㆍ실장급 인사도 발이 묶였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국ㆍ실장 승진인사를 했는데도, 보직은 그대로다. 발령은 났는데 자대에 배치되는 일이 늦어지자 불만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인사의 매듭이 꼬인 것은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박철 부총재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박 부총재의 연임은 어렵기 때문에 퇴임해야 하는데, 퇴임 후 옮겨갈 자리가 없다. 마땅한 취직 자리만 있다면 다음달 쯤 부총재를 비롯해 임기가 끝나는 임원 인사를 한꺼번에 하면 인사하기도 쉽고 모양도 좋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부총재가 갈만한 곳이 없다.
박 승 총재도 이 문제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7월까지 기다리자니 너무 멀다. 그동안 임원은 물론이고 간부인사 전반을 방치하기가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갈 자리도 없는 부총재를 임기 전에 나가라고 내모는 것은 가혹하다. 임원들의 임기가 될 때마다 한 사람 한 사람 승진, 전보 발령을 내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외부에 비쳐지는 것도 좋지 않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아무리 고민해도 마땅한 해법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부총재 취직 자리 때문에 통화신용정책을 책임지는 중앙은행의 인사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인정(人情)으로야 백번 이해되지만, 적어도 인사 문제로 한은이 중심을 못 잡는다는 얘기는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화용기자 s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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