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의 고령부터 10대의 고교생까지…. 구직 행렬은 세대를 초월했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고 어두워진 경기흐름에 대한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꼭 직업을 갖고 싶다(30대 초반의 구직자)" "반드시 재취업을 해 제2의 인생을 설계하겠다(50대 후반 재취업 희망자)" 등 구직자의 절박함은 너무 컸다. 서울 삼성동 COEX 취업박람회장은 취직정보 하나라도 더 얻고 많은 기업을 노크하려는 구직자들로 아침부터 행사를 마칠 때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당초 1만5,000명가량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만명 가까이 행사장을 찾았다. KB금융 관계자는 "계획된 2,00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깝다"고 말할 정도였다.
KB금융 주최로 29일 열린 '2012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는 지난해 인천 송도의 1회 행사보다 양과 질 모두에서 업그레이드됐다. 지난해에는 200여개 기업이 참여해 1,000명가량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했지만 올해는 260여개로 늘었고 구직 규모도 2,000여개로 두 배 증가했다. 또 취업자 특성에 맞춰 ▦특성화고 채용관 ▦신입 채용관 ▦경력 채용관 ▦해외 채용관 등으로 차별화했다. 경북공고 등 전국 100여개 특성화고 재학생 3,000여명,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등 전역(예정) 장병 3,000여명 등 구직자 면면도 다채로웠다.
특히 해외 채용관에서 국내 처음으로 '중동 전용관'을 운영해 제2의 중동 붐을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였다. 중동 전용관에는 중동에 진출한 국내 기업 15곳과 중동의 현지 기업 5곳 등 20개 기업이 참여했다. 정해주 한국산업인력공단 취업알선팀장은 "풍부한 오일머니로 제2의 중동 붐이 일고 있는데 이들 지역은 외국인 인력 비율이 80%나 돼 노동시장이 열려 있고 개방돼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에서는 항공정비 분야 가운데 가장 큰 EAI도 국내 인력을 뽑기 위해 구직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구직이 바로 성사되는 등 성과도 많았다. 이정아(29)씨는 이날 행사에서 1호 취업자의 영예를 안았다. 항공대 법대를 졸업한 이씨는 프랑스 명품 화장품업체인 시슬리코리아의 뷰티어드바이저로 취직됐다. 이씨는 "이력서를 사전에 KB굿잡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는데 시슬리코리아 쪽에서 연락이 왔다"고 웃음을 지었다. 환갑이 지난 전명섭(62)씨는 중동 전용관을 통해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다. 전씨는 국내와 해외에서 플랜트ㆍ배관시공 업무를 했고 아랍에미리트와 이란ㆍ홍콩 등지의 근무 경험도 있다. 정년퇴임 이후 해외전직건설전환과정도 이수하는 등의 노력 끝에 백석엔지니어링에 취직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1월 출범한 'KB굿잡'이 일자리 창출과 공생발전을 달성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