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ㆍ4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 국민들의 구매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인데 최근 경기호전 기운이 다소나마 나타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긍정적인 경기지표로 해석된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ㆍ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GNI는 전 분기보다 2.9% 증가했다. 이는 2009년 2ㆍ4분기(4.8%)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전 분기 대비 실질 GNI 증가율은 지난해 2ㆍ4분기 1.5%로 플러스 반전한 뒤 ▦2012년 3ㆍ4분기 0.7% ▦2012년 4ㆍ4분기 0.3% ▦2013년 1ㆍ4분기 0.8% 등으로 상승해왔다. 실질 GNI 증가율이 높게 나온 것은 원유수입 단가를 비롯한 교역조건이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질 GNI는 국내 경제활동에 초점을 맞춘 실질 국내총소득(GDI)과 달리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합쳐 구매력을 계산한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등 수출 주력품목 가격은 좋은 반면 철광석ㆍ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1.1% 성장했다. 전년 대비도 2.3%로 속보치와 같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가 에어컨 등 내구재와 식료품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0.7% 증가세로 반전했고 정부소비 증가율은 2.4%로 전 분기(1.2%)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건설투자는 3.4% 증가했으며 수출과 수입은 각각 1.8%, 1.1% 늘었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항공기 등 운송장비가 줄면서 0.2% 감소하며 한 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 국장은 "운송설비는 항공기 도입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며 "올 상반기 설비투자가 저조하지만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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