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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집값과 주택연금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집값은 오른다는데 주택연금 지급액은 지난해에 비해 1.5% 줄었다고 한다. 집값이 올라 주택연금을 신청해서 많이 받아보려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다. 혹자는 집값이 오른다는데 주택연금을 지금 신청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도 한다. 이러한 물음에 답하려면 자신이 받는 주택연금이 어떤 원리에 의해 결정되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지급하는 연금액 산정은 장기 주택가격 상승률, 기대수명,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장기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을수록, 기대수명이 짧을수록, 금리가 낮을수록 집값 단위당 연금액은 많아진다. 집값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니 미래 담보가치가 높아지게 되고 기대수명이 짧으면 종신 때까지 지급하는 연금 횟수가 적어지니 그만큼 많은 연금액을 지급한다. 금리가 낮으면 대출금에 대한 이자가 적어지기 때문에 적어진 금액만큼 연금을 더 준다.

주택가격당 지급하는 연금액 변화를 보면 전년 대비 지난 2012년 3.1%, 2013년 2.8%, 2014년 0.6%, 2015년 1.5% 각각 줄었다. 비록 금리는 하락했지만 장기 주택가격 상승률이 낮아지고 기대수명은 길어진 탓이다. 장기 주택가격 상승률은 2012년에는 3.3%, 2014년에는 2.9%, 올해는 2.7%를 가정했다. 주택연금 가입자의 주택가치를 올해 가입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매년 2.7% 오르는 것으로 본 것이다. 이 상승률이면 20년 후에는 집값이 1.7배, 30년 후에는 2.2배가 된다.

주택금융공사가 지급하는 연금액이 과거에 비해 감소했을지라도 현재 보유 중인 집값이 오르면 받는 연금액은 다시 많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3억원의 주택에 대해 70세에 주택연금을 신청할 경우 2011년에는 106만원을 받았다고 하자. 그런데 위와 같은 이유로 연금액이 4년 동안 8%가 줄면 올해 가입하는 사람은 3억원의 주택에 대해 98만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보유한 집값이 4년 전에 비해 3억원에서 4억원으로 올랐다고 하면 4억원의 주택에 대해서는 33만원이 더 많은 131만원의 연금을 받는다. 주택가격당 연금액은 4년 동안 8만원 줄었지만 보유 집값이 1억원 오르면서 33만원이 많아져서 결국 4년 전에 비해 월 25만원을 더 받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현재의 주택가격 변화는 주택연금 수령액에 큰 영향을 준다. 만일 집값이 올해 1억원 오르고 내년에 다시 원래대로 떨어진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은 올해 주택연금을 신청하면 내년에 신청한 사람에 비해 매월 33만원을 사망할 때까지 더 받게 된다.

보통 집값이 떨어지면 주택연금을 많이 신청하고 집값이 오르면 덜 신청하는 경향이 있다. 계속 내리거나 또는 오를 거라 보기 때문이다. 올랐다가 하락한다면 오르는 시점에 가입하는 것이 이득이다. 집값이 오른다고 하는 지금, 자신이 원하는 연금액을 받을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주택연금 신청을 고려해보는 것도 재테크 및 노후준비의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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