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지난달말 미국 다임러크라이슬러의 공장내에 모듈공장을 만들어 크라이슬러의 지프모델(SUV)용 섀시 모듈 공급을 시작했다. 그동안 현대ㆍ기아차에만 모듈을 납품해오던 현대모비스가 외국 완성차업체에 모듈을 공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세계 모듈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영종 현대모비스 부사장은 “앞으로 모듈공장 등 해외 생산기지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며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미국 빅3를 포함한 세계 유수 자동차업체로 공급처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로 모듈공급처 확대=현대모비스는 해외 생산ㆍ유통거점을 확대하고 핵심기술기반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부품시장에서는 내수부진으로 올해 자동차운행대수가 지난해보다 2.4%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해외시장에서는 현대ㆍ기아차 등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완성차 운행대수가 14.3%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세계 곳곳에 부품생산체계를 갖추고 현지서 조기 공급하는 전략만이 판매확대와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 받는 방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8개 모듈공장 외에 해외생산기반을 빠른 속도로 확충해 가고 있다. 이미 6개 공장에서 연간 43만개 모듈이 생산되는 중국과 북미 앨라배마공장(연산 30만대) 등 7곳의 글로벌 생산거점을 갖췄으며 연내 인도와 슬로바키아에 각각 연산 30만대 생산규모의 모듈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또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미국 공장 안에 모듈공장을 완공한데 이어 모듈이 아닌 제동장치, 스티어링컬럼 등 단품 수출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서 부사장은 “지난 2004년 이후 단품 수출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세계 유명 완성차 업체에 대한 모듈 및 단품 공급 확대를 통해 올해 수출규모를 20억7,000만달러로 지난해(17억1,000만달러)보다 22%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마진 핵심부품 개발에 주력=현대모비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진이 높은 모듈부품 생산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ABS(잠김방지 브레이크시스템) 및 ESP(차체자세 제어장치) 생산능력을 지난해 120만대 수준에서 2007년까지 240만대로 2배로 늘리고 제어장치인 CBS도 섀시모델 핵심부품으로 육성해 현재 국내외 120만대수준에서 내년까지 200만대로 증산하기로 했다. 핵심기술개발도 앞으로 글로벌부품 톱10에 진입하기 위해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다. 서 부사장은 “사실상 부품 및 모듈의 품질이 현대ㆍ기아차의 성능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 연구개발분야에 지난해보다 15.5% 증가한 1,115억원 정도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듈의 컨버전스(융합) 추세에 맞춰 MDPS(전동식 파워스티어링), CDS(감쇄력 제어장치) 등이 통합된 섀시통합제어시스템을 오는 2008년까지 개발하고 ABS, ESP의 제동부문의 독자기술도 확보할 계획이다. 애프터서비스(AS) 부품 등 보수용 부품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현재 세계 14곳에 있는 물류법인을 내년까지 17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베이징과 옌청에만 있는 중국 거점은 권역별로 5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익개선 지속ㆍ글로벌업체대비 저평가 모멘텀=증권사들은 현대모비스가 AS부문의 높은 수익성과 핵심부품의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하반기 이후에도 이익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대식 CJ투자증권 연구원은 “AS부품 부문의 지난 2ㆍ4분기 영업이익률이 20.7%로 2004년 3분기이후 7분기 만에 20%선을 회복했다”며 “앞으로 수출단가 인상가능성이 큰데다가 운행대수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증권은 모듈 등 부품사업부문도 마진이 좋은 에어백, ABS 등 핵심부품의 매출액 증가와 비중확대로 올 전체 영업이익은 8,6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6%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은 10.3%로 지난해(10.4%)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ㆍ기아차가 정상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3ㆍ4분기 조업차질에 따른 실적부진 우려도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실적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8.9배로 덴소 등 글로벌 대형부품업체들(10~18배)보다는 크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