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에 대한 포상금을 대폭 상향하기로 한 후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불공정거래행위 제보(민원+사이버) 건수는 총 302건으로 올 초(1월 83건)와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 불공정거래행위 건수는 3월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 2월 58건에서 3월 156건으로 3배가량 늘고 4월에도 두 배 증가했다. 이 달 들어서도 9일까지 이미 56건의 불공정거래행위 제보가 접수됐다. 이에 따라 올 들어 금감원에 접수된 불공정거래행위 제보는 총 655건을 기록, 지난해 전체 수치(774건)에 근접했다.
이는 한국거래소도 마찬가지로 2월 이후 불공정거래 제보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제보는 2월 25건에 이어 3월 67건으로 늘고 또 4월에는 91건까지 급증했다.
불공정거래 제보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지난달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등 근절을 위해 기존 1억원(금감원)과 3억원(한국거래소) 수준이던 포상금 상한선을 20억원까지 크게 끌어올린다고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제조종이나 허위 사실 유포 등 불공정거래행위 제보에 따른 포상 범위가 한층 넓어지자 증시 내 투자자들의 참여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 측 관계자는 "포상금 상향 발표의 효과가 제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포상금 상향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등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시행령 개정에 앞서 금감원과 포상금을 올린 데 따른 재원 마련과 포상금 적용 범위, 시행시기, 소급 적용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한국거래소도 포상금 상향을 위한 내부 지침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 측 관계자는 "포상금 상향을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제보시점에 따른 소급 적용 부분도 법률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상금을 크게 올린 이유는 보다 확실한 제보를 이끌어내고자 상장회사 내부자 고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한 제보 평가기준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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