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별도의 외부투자자(LP) 없이 단독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세일다운 방식으로 지분을 다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LP들이 대우건설 인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산업은행이 사모투자펀드(PEF)와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3조원을 마련해 대우건설을 단독으로 인수하게 된다. 이후 건설경기 회복 및 대우건설 주가상승 등으로 LP들이 대우건설 지분취득에 관심을 보일 경우 산은이 조성한 PEF의 대우건설 지분 일부를 LP에 매각하게 된다. 채권단은 당초 PEF 조성을 위해 산업은행이 무한책임사원(GP)으로 참여하고 LP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외부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채권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당장 LP들이 대우건설 지분인수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산은 자체자금으로 PEF와 SPC를 통해 자금을 조성하거나 은행차입에 나설 수 있다”며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3조원가량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8월까지는 대우건설 인수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LP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지만 LP 구성이 순탄하지 않을 경우에는 산은 단독으로 자금을 조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SPC를 설립하면 차입 레버리지가 높아져 차입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LP 모집을 위해 무리하게 손실보전이나 풋백옵션 조건을 내걸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신 대우건설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주가는 올해 초 1만3,000원대에서 거래됐지만 현재 1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산업은행이 매입하기로 한 1만8,000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s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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