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엔지니어링을 합병하는 삼성중공업이 오는 2020년 매출 40조원, 영업이익률 8% 이상을 올리는 초일류 조선·플랜트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박대영(사진) 삼성중공업 사장은 30일 거제조선소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고 "이번 합병은 두 회사가 처한 현안 해결과 위기 극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며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가 가진 강점과 약점이 뚜렷해 서로 보완·발전해 나간다면 지금의 위기를 더욱 빠르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박 사장은 두 회사의 합병에 따라 설계에서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간 1,000억원에 이르는 원가 절감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무 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오는 2020년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조선 6조원 △해양시추설비 4조원 △해양생산설비 8조원 △화공플랜트 11조원 △발전설비 4조원 △산업환경 2조5,000억원 등이다. 지난해 6.2%(삼성중공업 기준) 영업이익률은 8%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그는 "특히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 분야는 해양생산설비"라며 "삼성엔지니어링의 설계 인력 가운데 해양플랜트 톱-사이드(Top-Side) 상세 설계가 가능한 인원이 약 1,000명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육상 분야를 맡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핵심 기술인력들이 해양플랜트에서 충분히 실력발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은 "육상과 해양플랜트에 적용되는 기술의 약 60%는 상호 호환이 가능하며 기계장치·전기제어 등의 분야는 호환율이 90%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의 플랜트 기자재 조달 노하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양사 합병에 따라 회사 덩치가 커지면 그만큼 기자재업체 관리가 쉬워지고 통합 구매에 따라 원가 절감 효과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합병회사의 연간 구매 물량은 약 10조 4,000억원 규모에 이른다"며 "즉시 통합 구매할 수 있는 품목만 해도 약 1조 1,000억원에 달해 연간 1,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강점을 지닌 육상플랜트 부문을 모듈화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공사 환경이 열악한 극지나 현지 규정이 까다로운 북미 지역의 경우 조선소에서 플랜트를 모듈로 제작한 뒤 이를 공급하면 원가절감과 공사관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우리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관리 능력을 접목하고, 중국 블록공장이나 앞으로 진출 예정인 동남아의 해외 야드를 활용한다면 육상플랜트 모듈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무 건전성 악화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박 사장은 "6월 말 현재 양사 재무상태표를 기준으로 추산해 보면 합병회사의 부채비율은 223%가 된다"면서 "이는 기존 삼성중공업의 단독 부채비율 226%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양사 합병으로 부채총계가 17조8,000억원까지 늘지만 자본총계 역시 신주발행 등을 통해 8조원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