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기름값 잡겠다고 급기야…
중국산 휘발유 들여와 알뜰주유소에 준다기름값 낮추려 연내 20만 배럴 규모환경기준 논란에 여론악화 가능성도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중국 석유공룡 페트로차이나의 휘발유가 오는 20일께 국내에 수입된다. 휘발유 직수입은 지난 2005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수입 휘발유를 알뜰주유소에 전용으로 공급해 휘발유 가격 인하를 노릴 방침이지만 '중국산 휘발유'라는 점이 국내 여론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가격인하를 위해 중국 휘발유를 수입한다고 하지만 환경기준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논란과 함께 오히려 알뜰주유소의 이미지만 나쁘게 할 것이라는 얘기다.
11일 정부 핵심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외국산 휘발유를 국내에 도입하기로 하고 최근 1차분 10만배럴의 입찰을 실시했으며 공급주체로 중국 석유업체 페트로차이나가 낙찰됐다.
페트로차이나는 상장사 기준으로 올해 미국의 엑손모빌을 제치고 세계 최대규모 석유회사로 등극한 중국의 국영기업으로 지난해 하루 석유 생산량이 240만배럴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석유공룡이다.
정부가 2005년 이후 끊겼던 휘발유 직수입을 재개하는 것은 국내 정유시장에 새로운 경쟁체제를 도입해 휘발유 가격을 인하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그동안 기름값 안정을 위해 알뜰주유소 확대, 주유소 혼합판매 활성화 등의 정책을 쏟아냈지만 인하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결국 가장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 휘발유 직수입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정부는 올 4ㆍ4분기 내 총 20만배럴의 휘발유를 수입할 방침이다. 이미 1차분 10만배럴은 석유공사가 진행하는 입찰이 완료돼 중국 페트로차이나가 낙찰자로 선정됐고 나머지 10만배럴의 입찰도 조만간 실시한다.
이와 관련,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 중 석유공사가 20만배럴의 휘발유를 직접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수입하기로 한 20만배럴은 국내 휘발유 월간 소비량(580만배럴)의 3~4%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휘발유는 알뜰주유소에만 공급되기 때문에 알뜰주유소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데는 일단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산 휘발유를 들여오는 것은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까다로운 국내 환경기준을 수출업체가 맞춰주는 조건으로 휘발유를 수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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