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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21]아카데미는 역시 인간승리 편에
입력2002-03-05 00:00:00
수정
2002.03.05 00:00:00
아카데미회원들이 정신박약자나 광인 및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성향이 이번에도 다시 드러났다.24일에 거행될 제74회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배우중 이런 범주에 속하는 사람은 모두 3명. '뷰티풀 마인드'로 남자 주연상 후보가 된 러셀 크로우는 노벨상을 탄 정신분열증자 역을 했고 '나는 샘'의 숀 펜은 어린 딸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정신박약자로 나와 역시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또 주디 덴치는 '아이리스'에서 알츠하이머를 앓다 사망한 영국작가 아이리스 머독역으로 여자 주연상 후보가 됐다.
아카데미회원들은 이런 사람들과 함께 역경을 이겨낸 인간승리와 언더독이 빛보는 얘기를 특히 좋아한다. 작품상을 받은 '록키'(1976)나 수줍은 노총각 정육점 주인의 얘기인 '마티'(1955)등이 그런 영화들.
정신이 돌아버리는 연기로 오스카 주연상을 탄 유명배우로는 로널드 콜맨이 있다. 그는 '이중인생'(1957)에서 실생활에서도 작중 인물의 성격을 띄게되는 정신착란증세의 연극배우역으로 이 상을 탔다. 이듬해 로렌스 올리비에는 미친 왕자 '햄릿'으로 역시 주연상을 탔다.
또 비비안 리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1)에서 정신이 돌아버려 주연상을 탔고 평소에도 광인 같은 잭 니콜슨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에서 광인으로 나와 역시 주연상을 탔다.
정신박약자역으로 주연상을 탄 사람들로는 클리프 로벗슨('찰리'ㆍ1968)과 더스틴 호프만('레인맨'ㆍ1988) 및 탐 행크스('포레스트 검프'ㆍ1993)등이 있다. 그리고 존밀스는 '라이언의 딸'(1970)에서 벙어리 동네 바보로 나와 남자 조연상을 받았다.
신체장애자나 지체부자유자도 아카데미회원들의 동정을 많이 받는 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전부인 제인 와이맨은 '자니 벨린다'(1948)에서 귀먹고 말 못하는 역으로, 존 보이트(올해 '알리'로 오스카 조연상 후보)는 '귀향'(1978)에서 하반신불구의 월남전 재향군인역으로 그리고 실제 말 못하는 여배우 말리 매틀린은 '신의 버림받은 아이들'(1988)로 각기 주연상을 탔다.
술주정도 병인만큼 주정뱅이로 나와 주연상을 탄 사람도 있다. 레이 밀랜드는 '잃어버린 주말'(1945)에서 알코올중독자로 나와 주연상을 탔고 리 마빈은 이색서부극 '캣 밸루'(1965)에서 술을 병나발 불어 역시 주연상을 수상했다. 정신이든 육체든 어딘가 아파야 오스카상을 탄다는 말이 나올만도하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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