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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상품권 덤핑판친다
입력2001-12-17 00:00:00
수정
2001.12.17 00:00:00
선불카드 전체 70~80%가 사채시장 유입일부 백화점 상품권이 사채시장으로 대량 흘러들어가 덤핑물량이 판치고 유통질서를 교란시키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 등 백화점들은 연말을 앞두고 상품권 구입한도를 제한하는 등 유통물량 관리에 나섰으나 제대로 지켜질지가 의문시되고 있다.
17일 상품권업계 및 사채시장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선불상품권(PP카드)의 불법 할인물량이 급증, 신용카드로 구매할 수 있는 한도를 100만원에서 절반인 50만원으로 축소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PP카드란 전화카드처럼 일정액을 적립한 후 차감해 쓰는 것으로 신용카드로 구매할 수 있어 일명 '카드깡(신용카드 현금대출)'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PP카드 발행액 6,000억여원 가운데 70~80%가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사채시장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종이상품권의 경우 암시장에서도 유통물량이 적어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반면 PP카드는 물량이 풍부한데다 할인율도 10%로 훨씬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막대한 물량이 나돌자 전체 PP카드 시장의 67%를 차지하는 롯데가 PP카드를 사채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
명동의 한 사채업자는 "롯데 PP카드를 수억원어치씩 대량 구매하면 12% 정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롯데측은 "어떤 형태로든 상품권 할인행위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그동안 매출 증대를 위해 신용카드 한장당 PP카드를 100만원어치씩 판매하는 등 사실상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측은 최근 초고속 카드발행기 4대를 추가로 들여오는 등 물량관리는커녕 오히려 사업을 확장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99년 상품권법이 폐지된 후 상품권 발행한도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아 암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어떤 형태로든 덤핑시장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제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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