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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경영비전 2004] “현지銀보다 더 토착화된 서비스 제공“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해외영업 확대에 나서는 은행들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은행권의 중국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중국 연구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은행들은 씨티은행, HSBC 등 세계적인 선진은행들이 `한국의 은행보다 더 한국적인 금융서비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국내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국가의 금융환경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해외진출은 결국 한계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외환은행의 활발한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8월 중국지역전문가 육성을 목적으로 `KEB차이나클럽(KCC)`을 만들었다. KCC는 지난해 20명의 창립회원을 선발했고 올해 추가로 20명을 선발할 예정. 이들은 정기적으로 지역별 연구모임을 개최하고 중국현지 연수도 실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또 해외점포를 신설할 때까지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한국기업이 많이 진출한 지역에는 주재원 1명을 파견해 미리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현지직원의 역할도 국내까지 확대하고 있다. 현지직원을 한국에 역(逆)파견해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국내 공단지역 점포 마케팅 활동을 지원한다. 우수한 국외 현지직원을 따로 선발해서 본점 관련부서에 일정기간 파견, 업무지식을 향상할 수 있는 연수기회도 제공한다. 은행들은 단지 점포 개설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전문가를 육성해 장기적인 투자를 해나갈 준비도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국내 직원을 중국 칭화대 경영학석사(MBA)과정에 연수 보내는 한편 중국대학의 조선어과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은행은 특히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 은행 내부에서도 직원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주말 중국어강좌를 실시한다. 신한은행 역시 6개월 코스의 중국 어학연수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내 동아리인 중국연구회 활동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연구회는 1년간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전문가를 초청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이 밖에 우리은행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 관심 있는 기업체를 대상으로 투자 전략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해당 분야의 실무경험자를 강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소업체에 세미나 초청장을 보내면 참여율이 100%에 가깝다는 후문.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은행도 동남아 지역에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는 논리가 성립하는 셈이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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