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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만금 보고서 공개하라

[사설] 새만금 보고서 공개하라새만금 민·관 공동조사단 명의로 총리실에 제출한 보고서를 놓고 파문이 일고 있다. 조사단에 참여한 민간위원들이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고서는 조사단 전체의 의견이라기 보다는 단장 개인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거대한 사업비용을 들이고 실패로 끝난 시화호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점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보고서 사건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4개월 동안 조사단이 타당성 검토를 위해 사용한 돈만도 7억원이 넘는다. 그런데 최종 보고서가 충분한 검토없이 조사단이 합의한 내용을 담지 않고 있다는 것은 간척사업속개 타당성 여부를 떠나 그 진위를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이번 보고서가 국가의 안보 등 비밀에 관한 사항이 담겨있지 않는 한 국민의 세금으로 작성된 보고서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새만금간척사업에는 지난 해까지 1조251억원이 투입됐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이 사업이 중단될 경우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또 다시 충분한 논의와 검토없이 사업을 속행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예산의 낭비와 이에 따른 비난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따라서 보고서를 공개함은 물론 새만금 간척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해 어떻게 공론화할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낙동강 물관리 대책이나 동감댐 건설 백지화에서 드러난 것처럼 환경과 관련한 사업은 공론화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번 사안은 특히 전문가 그룹 들간에도 의견이 대립되고 있어 더욱 공론화가 필요하다. 농업경제학 교수들을 주축으로 한 전문가 그룹은 이번 간척사업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식량자급 차원에서 농지 확보는 필요하며 농지의 생산 및 환경 가치를 고려하면 그 실익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친화적인 간척사업을 위해 앞으로 투입돼야 할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를 밝히고 간척사업으로 예상되는 환경 손실 비용과 엄밀히 비교·분석해야 한다.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간척사업을 속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얻는 경우에도 원래 목적대로 간척지가 농지로 보전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미리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새만금사업에 의한 농업용지 확보가 수도권이나 도시 주변의 농지 및 녹지를 무분별하게 개발하는 빌미를 제공해서도 안될 것이다. 타당성 검사 단계에서부터 보고서 파문에 대한 진상을 밝히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정부 결정은 신뢰를 받기 어렵다. 일단 시작부터 하고 보자는 그 동안의 사업방식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이번 기회에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입력시간 2000/08/31 16:3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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