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위기설'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우리나라 실물경제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이 증가세로 전환된 지 한 달 만에 다시 감소했다. 경기회복 지연에 자동차 업계의 파업과 하계휴가 등이 겹친 결과다. 부동산과 주식시장 침체로 서비스업 생산도 악화됐다. 정부의 투자독려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0.1%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마이너스를 이어가다 4월에 0.5% 늘었다. 이어 5월에는 0.2% 줄었다가 6월 다시 0.6% 증가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였으나 지난달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광공업 생산 부진은 제조업 부문의 후퇴에서 비롯됐다.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ㆍ식료품 생산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ㆍ기계장비 생산 부진으로 전월 대비 0.2% 줄었다. 반도체 생산은 스마트폰 신규 출시를 앞두고 전달보다 7.5% 늘었으나 자동차는 한국GM의 부분 파업과 완성차 업계의 하계휴가로 생산이 전달보다 6.4% 줄었다. 이에 따라 제조업평균가동률도 전달에 비해 1.2%포인트 하락한 74.2%에 그쳤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이 하락한 것은 3월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제조업과 함께 우리 산업의 양 축을 구성하는 서비스업 생산도 전달보다 0.2% 줄었다. 부동산ㆍ임대(-9.8%), 예술ㆍ스포츠ㆍ여가(-5.5%), 운수(-2.4%), 숙박ㆍ음식점(-1.5%) 등이 부진했다. 6월 말 취득세 한시 인하조치 종료로 인한 부동산 거래 절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건설업과 공공행정은 전달보다 0.8%, 5.9% 증가해 제조업과 서비스업까지 모두 포함하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3% 늘어났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적자예산을 편성하면서까지 돈을 풀어 민간 부문의 부진을 상쇄한 셈이다.
지출 측면에서는 소비가 다소 늘어난 반면 기업들의 투자는 대폭 줄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경기에 민감한 승용차 등 내구재와 신발ㆍ가방 등 준내구재 소비 증가로 전달보다 1.1% 늘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ㆍ운송장비 투자감소로 전달보다 2.5% 줄었다. 경제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천명한 정부가 빚을 내 추경을 편성하고 기업들에 투자를 독려했으나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향후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오르면서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고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변동이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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