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로의 회귀' 정책에 의존한 경기회복을 추구하던 지난 몇 년, '정책의 정상화'는 다소 부담스러운 말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1월부터 실행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차 양적완화정책'은 이제 종료될 예정이다. 과거 1차와 2차 양적완화정책 종료 직후 그리스 1차 구제금융 신청(2010년 5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2011년 8월)과 같은 글로벌 금융 시장 쇼크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양적완화정책 종료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최근 발표된 유럽 경제지표들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주요국들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안정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위험은 이전과 달리 매우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남아 있어 오는 9월과 12월에 특수목적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실행할 예정이고 10월 시중은행 스트레스테스트가 종료된 후 본격적인 양적완화정책을 실행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상황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고용시장의 질적인 회복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주택경기·기업이익 등이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고 기업투자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4.0%나 성장했다. 기업투자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8.1%를 기록하며 2012년 1·4분기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GDP 대비 재정적자도 2013년 3.3%에서 2014년 2.9%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중국은 8월 HSBC 구매관리자지수(PMI) 제조업지수가 50.3으로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후강퉁(상하이 증권거래소와 홍콩 연합거래소 양 지역 투자자에 대해 현지 증권사를 통해 규정된 범위 내에서 상대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거래 허용), 담보보완대출(1조위안의 자금을 시장금리보다 낮은 4% 내외로 중국개발은행에 3년 담보대출) 실행 등과 같은 금융개혁 및 통화정책체계 전환 등이 진행되고 있어 중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증시에는 호재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양적완화정책 종료를 앞두고 있어 연중 고점에 와 있는 국내 증시의 단기적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시장 리스크 확대 또는 추세 전환의 시그널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확장정책으로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은 높아졌고 중국 증시의 강세는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연내 국내 증시가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의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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