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의 공통 화두인 윤리경영도 구체적인 지침에서는 업종별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주요기업의 윤리경영헌장에서 특정 키워드의 언급빈도가 산업별로 크게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전경련은 온라인에 윤리경영헌장 및 세부지침을 공개한 254개 주요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의 경우 환경보호라는 키워드가 다른 산업보다 최대 2배 이상 많았고 경쟁사라는 키워드도 최대 60%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제조업이 대규모 제조시설을 설치⋅운영하면서 오염물질 발생과 대량 에너지 소모 등의 우려가 있는데다 국제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도입되는 등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정부의 대기업 정책 가운데 핵심인 공정거래법과 관련해 실천 노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금융 및 보험업 윤리강령의 핵심 키워드는 내부통제와 정보보호였다. 금융업은 ‘내부’ 통제기준이 다른 산업보다 최대 4배 이상 많이 등장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금융자산을 다루고 신용거래를 근간으로 하는 산업의 특성상 금융 및 보험업 임직원들의 직무 수행 절차를 규율하는 내부 통제기준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보보호’의 중요성도 다른 산업보다 최대 2.6배 많이 언급됐다.
도소매업의 윤리경영 화두는 ‘협력사’였다. 도소매업에서 협력사 키워드는 최대 6배 이상 출현빈도를 보였으며 이는 다수의 협력업체와 거래관계에서 윤리경영 실천 여부가 자사 이미지 및 명성과 직결될 수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협력업체의 기술 및 상품 경쟁력이 곧 해당 기업의 경쟁력으로 귀결되는 사업구조도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은 ‘공무원’과 ‘뇌물’이 주요 키워드로 나타났다. 공무원은 최소 2배 이상, 뇌물은 타산업 평균보다 57% 이상 높게 나타났다. 전경련은 수주 업체 선정 과정과 결과 공개 등에서 부패 발생 여지가 증가할 우려가 높은 점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사업 진행 단계별 각종 인허가와 승인, 지도·감독 등의 행정 절차가 복잡해 담당 공무원의 재량권이 큰 점도 부패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용우 전경련 사회본부장은 “기업별로 나름의 고민을 담아 진정성을 가지고 윤리경영헌장을 만들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같은 업종별 윤리경영헌장의 특징 등을 감안해 윤리경영헌장을 정착시키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산업별 특성을 반영한 차별적 맞춤형 헌장 및 지침을 제정할 것(Individuality)과 ▦임직원의 인식을 높이고 실천하기 위한 윤리경영 체화(Integrity), ▦관계자와 경영전략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것(Improvement), ▦윤리경영헌장을 산업 전반으로 확대할 것(Infrastructure)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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