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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계산된 발언” “국민협박”
입력2003-12-16 00:00:00
수정
2003.12.16 00:00:00
이동훈 기자
"초등학교 학예회 수준의 망발…사퇴얘기가 몇번째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5일 노무현 대통령의 `10분의 1` 발언을 “고도의 계산된 발언” “어처구니 없는 국민 협박”이라며 일제히 성토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이날 민주당 조순형 대표를 답례 인사차 방문한 자리서 “이회창 전 후보가 부정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면 노 대통령쪽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액수를 썼을 것”이라며 “이 전 후보가 감옥 가겠다며 검찰에 출두한 만큼 노 대통령도 상응하는 조처를 취해야 떳떳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대표도 “그래서 내가 어제 청와대 회동서 대선 승자도 고해성사하라 진언하지 않았나”며 맞장구를 쳤다.
최 대표는 이에 앞서 오전 회의서 노 대통령의 발언을 “검찰 수사에 묵시적으로 선을 그은 계산된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자신의 불법대선자금 규모가 69억5,000만원을 넘으면 현재 진행되는 대선 무효소송에 치명타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대선 비용 상한은 341억8,000만원인데 274억2,000만원을 신고한 만큼, 법정 상한선을 초과한 것이 드러나면 당선 무효 논란이 벌어질까 봐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어처구니 없는 대통령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처량함마저 들었다”고 개탄했다.
홍사덕 총무는 “노대통령이 초등학교 학예회 수준의 망발을 했다”며 “온갖 고려와 작업 끝에 나온 것이라면 욕교반졸(欲巧反拙ㆍ갖은 기교 끝에 망친다)”이라고 성토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도 “10분1을 넘지 않으면 면죄부 받는다는 것은 법에 없다”며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했으며 발언했다면 무책임한 언동이고 확인했다면 짜맞추기 수사”라고 말했다.
이재오 사무총장은 “대통령직 그만 두겠다는 말이 도대체 몇 번째냐”며 “국민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하야 하는 게 옳다”고 일갈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이날 상임중앙위 회의서 “노 대통령의 발언으로 또 정국이 대치상황이 됐다는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통령은 특별히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경재 의원도 “기가 막힌다”며 “자신의 도덕성 문제를 다른 사람의 도덕성과 비교해서 수치화해 발언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김영환 의원은 “가벼운 처신과 경솔한 태도로 국민들을 협박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 대선자금은 선거에 진 사람의 돈이고, 노 대통령의 자금은 이긴 자의 돈이며, 특히 노 대통령은 당선 축하금 성격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이를 많고 적음의 문제로 이야기 하는 것은 지극히 평면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동훈기자,범기영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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