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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과 환상, 샤갈의 세계로…

푸른색의 정장을 한 남자가 꽃다발을 한웅큼 들고 알몸의 여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듯이 가까이서 여인을 지극히 바라보고 있다. 그 옆에는 알록달록한 빛깔의 꽃들이 엄청나게 꽂혀있어 꽃병이 터질듯하고 그 뒤 멀치감치 빨간 웃옷을 입은 소년이 독서하는 모습들이 비스듬히 하늘을 날고 있다. 그 아래 석양이 비쳐 푸른색을 띤 마을에는 엄마품에 안겨 휴식을 취하는 아이와 여기저기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으로 평화로움을 보여준다. 초현실주의 화가 마르크 샤갈(1887~1985)의 1980년 작`하늘의 연인과 꽃다발`(그림)이다. 서울 인사동 선갤러리ㆍ선화랑(대표 김창실)에서 8월7일부터 9월20일까지 열리는 `마르크 샤갈전`에서 보여지는 작품 중 대표작. 마르크 샤갈은 풍부한 색채와 몽환적 느낌의 무중력의 공간감을 보여줘 만화경 같이 환상적이다. 전시작품은 `할아버지의 농장`(1914)에서부터 1930년대 `벌거 벗은 남녀`, 1060년대 `파리의 밤하늘을 나는 새`를 거쳐 사망하기 전해에 그린 작품 `화가와 몸집이 큰 누드모델`(1984)에 이르기까지 유화 20점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국내 처음 소개되는 유화다. 화랑가에서 그의 순수유화가 이렇게 많이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밖에도 신랑신부나 연인이 등장하는 작품 `마을의 신랑 신부`(1969), `흰색꽃다발속의 연인`(1980), `신랑 신부와 세명의 악사들`(1972~1977), `파리 하늘에 떠있는 꽃다발`(1978)등이 있다. 또 성경을 주제로 한 `분홍 배경의 다윗 왕`(1963), `야곱과 천사의 싸움`(1969~1972)등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샤갈은 피카소나 미로 등의 거장들에 비해 뚜렷한 미술사적 족적을 남겼고 국내서도 그의 풍부한 색채감으로 남녀노소 다양한 애호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서 그의 유화작품을 만나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전시회는 방학을 맞은 학생과 함께 가족들이 쉽게 도심 속 미술산책의 길잡이가 되 듯하다. 샤갈의 작품에는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 금방 결혼한 신랑신부, 알몸의 여인, 꼭 껴안고 있는 연인등 다양한 형태로 사랑하는 연인들의 모습들이 빈번하다. 그들의 모습은 꽃다발속에도 있고 달밤속에도 있고, 번잡한 도심속에도 있다. 샤갈 작품의 이 같은 경향을 학자들은 `30년동안 동고동락했던 벨라에 대한 끝없는 사랑의 표현`이라한다. 실제로 그는 15세 연하의 바바와 재혼한 후에도 “벨라는 내게 있어 그림이요, 사랑이며, 예술과 인생의 교사였다”고 회고하곤 했다 한다.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 화가였던 그의 그림에는 남녀 사랑의 모습외에도 자신이 좋아했던 당나귀, 말, 암소, 수탉, 천사, 악사들이 등장해 중력에서 자유로운 듯 둥둥 떠나니는 모습도 쉽게 만날수 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욕정의 본능과 두려움 등의 상징성을 갖는다. 선화랑은 이례적으로 대인 8,000원, 학생과 단체 4,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데 입장객마다 1장의 유화 포스터를 선물한다. 저작권계약을 맺은 포스터나 도록, 엽서등도 일부 제작해 판매할 예정이다. (02)734-0458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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