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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弱달러 통한 글로벌 균형성장' 합의

中 위안화 절상 등으로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 겨냥<br>각국 정책협력체제 나설듯… 구속력 없어 효과는 미지수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글로벌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제(framework) 구축에 사실상 합의함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한 글로벌 균형 성장론의 골자는 각국의 거시정책이 '지속가능하고 균형된 성장(sustainable and balanced growth)'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국제적 협력의 틀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각국 간의 무역수지 불균형을 줄이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균형 성장론은 달러약세를 국제적으로 용인한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이 달러약세를 용인하는 이른바 '의도적 방관(benign neglect)' 정책인 셈이다. 미국은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달러약세를 방관하는 것 외에 현실적으로 뾰쪽한 대안이 없다. 달러약세는 교역상대국 화폐의 절상을 의미한다. 역시 초점은 최대 대미 무역흑자국인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이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달러약세를 묵인해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 1월 이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 하락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무역수지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7월 648억달러였던 무역수지 적자는 올 7월 319억달러로 절반 이상 줄었다. 미국의 구상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에서 초래됐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중국은 수출 드라이브를 통해 거둬들인 막대한 무역흑자로 미 국채를 사들였고 이로 인해 실질금리는 떨어지고 자산버블이 생겨 미국발 최악의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는 논리다. 물론 미국 역시 과도한 소비로 무역수지 및 재정적자를 초래했다는 자성도 깔려 있다. 세계최대 채권투자기관인 핌코의 빌 그로스는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 경제는 빚을 덜 내고 소비 의존도를 줄이는 '신경제'로 전환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달러가치의 추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글로벌 불균형 해소(리밸런싱ㆍRebalancing)전략은 기실 올 봄 미중 전략ㆍ경제대화에서도 한 차례에 표면화한 바 있다. 중국이 미 국채 투자의 안정성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자 미국은 재정적자를 줄이고 저축을 늘릴 테니 중국은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줄이고 내수의존도를 높이라고 맞받아쳤다. 미중 간 미묘한 갈등을 낳았던 리밸런싱 구상이 G20에서 관철됨에 따라 오는 11월까지 각국들은 거시경제 정책에 대해 상호평가하고 균형성장이라는 공동목표를 달성하는지에 대한 정책 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미국은 저축률을 얼마나 늘렸는지, 중국은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따져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한 협력체제가 얼마나 구속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G20 합의는 달러 약세, 엔고 용인에 합의, 종국에는 일본 경제를 파멸로 몰아넣은 '플라자합의' 속편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서 거시경제 목표를 정해 G20 국가마다 강압적으로 적용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의 협력체제 채택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은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 톱다운 방식을 요구했으나 다수 국가들이 이를 반대하고 상대적으로 '유연한(bottom-up)' 협력체계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과 브라질은 회의 개막 이전부터 금융위기의 본질을 흐린다며 구속력 있는 합의를 강력히 반대해왔다. 미국의 최대 무역흑자국 중국은 원론 동의에도 불구하고 속내는 다소 복잡하다. 수출-내수 간 극심한 불균형 성장의 문제를 잘 알고 있지만 이 격차를 해소하기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지속성장을 하지 않으면 통치권 차원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요인도 위안화 절상을 통한 수출 주도형 구조를 쉽게 줄여나가기 어렵게 한다. 그러나 위안화 절상과 달러 약세가 1조달러에 이르는 미 국공채 투자손실로 연결되는 점은 중국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달러자산을 사들여왔다"며 "중국은 세계 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위안화의 절상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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