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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권산업 경쟁력 선진국의 60% 수준"

KDI·금투협 공동 심포지엄

"당국, 규제 완화 속도내야"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국 증권산업의 경쟁력이 선진국의 60% 수준에 불과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DI·금융투자협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국내 34개 증권사 CEO들을 대상으로 국내 증권산업의 경쟁력을 설문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59점으로 조사됐다"며 "이는 미국·영국 등 금융 선진국의 60%에 불과한 수준으로 향후 경쟁력 제고가 심각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4.5%)이 국내 증권산업의 경쟁력이 낮은 이유로 감독 당국 규제를 꼽았다. 또 '국내시장 중심의 단순한 수익구조(39.4%)'와 '증권회사의 영세성(6.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감독 당국에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규제 완화 작업에 속도를 내줄 것을 요구했다. 김준경 KDI 원장은 "설문에 참여한 금융투자업계 리더의 35.3%가 현행 자본시장법이 금융시장을 효율적으로 규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며 "금융당국이 규제 도입이나 제도 개정시 감독 편의주의에 머물러 있는 탓에 효율적인 자본시장 규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CEO들도 업계 스스로 영업 행태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금까지는 국내 증권사들이 국내 상품 위주로 단품을 제공하며 수수료 수입으로 사업을 영위했지만 고령화·저성장 시대에서는 이러한 서비스 행태로는 살아가기 어렵다"며 "해외시장 및 파생상품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구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가 수수료 경쟁이나 유사 상품 난립 등 국내 금융투자사들이 업계의 어려움을 스스로 초래한 면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현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규제 완화에 대한 업계 목소리가 크지만 실질적으로 국내 금융투자산업의 침체가 규제 때문만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증권사 직원이 자기 명의 계좌로 한 달에 수천건을 거래하거나 유사 금융투자 상품이 난립하는 등 업계의 자성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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