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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집중 투자,이익과 조언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카림 라슬란은 수년전 콸라룸푸르에서 변호사업을 개업했을때 업무의 대부분이 말레이시아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와 동업자 시저 룽은 그러나 점차 의욕적인 국내기업들을 따라 수리남과 캄보디아 등 개도국지역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라슬란(33)은 콸라룸푸르시내의 말끔하게 단장된 사무실에서 『우리나라는 소국이지만 우리들의 야망은 매우 크다』고 말한다. 이같은 야망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다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은 없다. 말레이시아기업들은 지난 94년 넬슨 만델라의 역사적인 집권 이후 11억5천만달러를 투자, 미국 영국 독일에 이어 한때 백인통치국가였던 남아공의 제4위 투자국이 됐다. 라슬란은 남아공에 10회, 룽은 약 15회 방문했다. 라슬란은 『콸라룸푸르와 요하네스버그간을 운항하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는 항상 만원이다』며 『우리가 하고있는 것은 이 도시에서 일어나고있는 일중 작은 한 조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지난주 가로수가 늘어선 콸라룸푸르의 대로는 만델라 대통령의 방문을 상징하는 흑색, 적색, 황색 및 녹색 바탕의 남아공국기들로 치장됐다. 말레이시아와 남아공의 특수관계를 꽃피우는 행사다. 방문단에는 특히 재계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양국 재계인사회의에서 만델라는 SBC커뮤니케이션과 협력관계에 있는 텔레콤 말레이시아가 사우스 아프리카 전화사의 30% 지분 획득 입찰에서 낙찰받았다고 발표, 청중들을 놀라게 했다. 이미 남아공 최대의 외국기업 투자는 말레이시아 국영 페트로나스사가 남아공의 석유회사 엥겐에 투자한 4억3천6백만달러 상당의 지분이다. 양국의 유대를 강화시키고있는 것은 가난한 다수 말레이인종과 소수의 화교사업가간의 소득불균형을 극복한 다인종사회 말레이시아의 성공을 남아공이 동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공동의 관심사가 있기에 말레이시아기업들은 남아공에서 약속과 문제를 동시에 보고 안정에 대한 우려를 일축할수 있게된 것이다. 지난달 남아공에 은행을 개설한 서던 은행의 탄 테옹 헤안 행장은 『상반된 흐름은 기회와 불확실성을 던진다. 상어를 보기도하고 참치를 보기도 하는 것이다』고 말한다. 남아공에서 백인정권이 붕괴되기전까지만해도 말레이시아인들은 환영받지못했다. 아파르트헤이드(인종차별)법에 의해 유색인종으로 분류되어 입국이 어려웠다. 게다가 말레이시아는 인종차별을 가장 격렬히 비난하는 국가중 하나였다. 그래서 94년 선거의 초반 결과가 발표되자 당시 짐바브웨를 방문중이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는 도착하는날 공항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으나 물러서지않고 요하네스버그를 방문, 만델라에게 축하인사를 했다. 양국간 협력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남아공 공무원들은 말레이시아를 방문, 헌법과 말레이시아판(여성·소수민족) 고용촉진법을 공부했다. 남아공의 주말레이시아 외교관인 마이트 모헤일은 남아공정부가 말레이시아의 정부발주공사에 관한 입찰절차규정을 도입하도록 제안했다고 말한다. 말레이시아는 일정규모의 정부공사를 소기업에 할당하고 있다. 남아공은 또한 불우한 다수민을 도와주면서도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 소수민족의 다수민족에 대한 관용을 이끌어내는 말레이시아 모델에 관심을 갖고있다. 모헤일은 『말레이시아는 우리에게 좋은 사례입니다』고 말한다. 말레이시아의 대남아공 투자의 개척자인 삼수딘 아비 하산은 93년 남아공을방문했을때 현지정부의 약속에 매료된 나머지 다음해 선거일 이전에 다시 돌아와 요하네스버그과 프레토리아 사이의 산업용지를 매입했다. 이후로 그는 그의 기존회사인 랜드마크스에서 손을 떼고 말레이시아에서 남아공으로 투자를 전환, 새로운 회사 삼란드를 요하네스버그 증시에 상장시키고 한 현지 은행을 인수했다. 게다가 삼수딘은 금발의 남아공 모델과 결혼까지 했다. 말레이시아의 거대 건축복합기업인 레농 그룹은 삼수딘의 뒤를 이어 힐튼과 함께 더반에 호텔을 짓고있다. 레농은 앞으로 15년간 6억9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새로운 관계는 그러나 부분적으로 정치의 영향을 받기때문에 콸라룸푸르의 몇몇 분석가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그들은 마하티르 총리가 많은 기업 유대를 장려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부동산 분석가는 『이들 기업들은 정부에 봉사하고 있다. 그들은 정부가 가라는 곳으로 간다』고 말한다. 실제로 관리들은 말레이시아가 더 웅장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선진국가들과 벌일 미래의 무역협상에서 개발도상국들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다. 남아공도 그같은 욕망을 갖고 있다. 14개국의 무역그룹 모임인 환인도양회의의 첫 각료회의가 지난주 시작됐음을 긍정적으로 내비치면서 만델라는 『우리는 세계 경제성장의 혜택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에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세계신질서의 초기 시동소리가 들리는 것같다. ­피터 호손/요하네스버그<콸라룸푸르/라울 제이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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