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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프린터를 어쩌나"

매출 기여도 1%도 안돼 지지부진<br>"기술개발·신제품으로 공략해야" <br>"포기 결단 필요" 내부서도 엇갈려

LG전자가 프린터 사업 철수 후 14년만인 지난 2009년 재도전에 나섰지만, 3년 넘게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내부에서 '지지부진한 실적으로 고전 중인 프린터 사업부문의 포기를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인 권희원 HE사업본부장(사장)이 "의지를 갖고 추진하겠다"고 선언한데다 재차 포기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아 경영진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매우 곤혹스러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의 고민이 깊은 것은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턱없이 못 미치는 프린터 사업의부진한 실적 탓이다. LG전자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HE사업본부(연 20조원 정도)에서 프린터의 매출기여도는 1%도 안될 뿐만 아니라, 연 매출이 1,000억원도 안 돼 명목만 유지하는 수준이다.

올 상반기 실적도 부진했다. 가격비교사이트인 다나와의 상반기 프린터&복합기 판매동향 자료에 따르면 HP가 31%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 25%, 캐논 15%, 후지제록스 8%, 엡손 6% 순이었다. LG전자는 지난해 보다 판매량 점유율이 대폭 올랐지만 5%에 그쳐 꼴찌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프린터라고 하기에 애매한 스마트폰용 액세서리인 포토프린터와 포컷포토가 포함된 수치다. 상위권 업체들이 분기에 25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면 LG전자는 1만대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LG전자 내부에서도 사실상 계륵으로 전락한 프린터 사업에 대해 목소리가 엇갈린다. LG전자 한 관계자도 "프린터 사업은 PC사업과 연계돼 구색 맞추기라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신제품 출시를 통해 프린터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회사의 역량이 집중되지 못하다 보니 실적 부진으로 사업실패라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 같다"며 "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사업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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