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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보근 부자/「오리발」이 닮았네/“모른다”“기억안난다”일관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이 지난 7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한보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데 이어 14일 그의 3남인 정보근 회장이 출석해 관심을 끌었다. 부자가 동일 청문회에 7일간의 시차를 두고 증인으로 출석한 셈이다.여기에 이날 아버지인 정총회장이 한보사건 공판에 출석, 부자가 동시에 재판장과 청문회장에 출석하는 광경이 연출됐다. 따라서 특위위원들의 초점은 「자물통」이라는 별칭을 가진 아버지 정총회장을 감안, 이날 출석한 정회장의 진술방법 및 스타일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그래도 했는데 역시나로 끝나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사실만을 각인시켜줬다. 물론 정회장은 어린 나이(34)에 경영수완, 로비능력, 굳게 닫힌 입 등 모두가 아버지를 속 빼닮았고 장남과 차남을 제치고 한보그룹회장에 입성했다는 얘기가 들릴만큼 아버지인 정총회장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다. 이날도 유감없이 아버지의 전철을 밟았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특위위원들의 신문에 정총회장은 『재판에 계류중이어서 말할 수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그 아들인 정회장은 『모른다』『그런 사실이 없다』는 말로 일관해 부자간의 무거운 입만큼은 확실히 증명됐다는 지적이다. 또한 아버지인 정총회장은 특위위원들의 신문에 무관심할 정도로 퉁명스럽고 비협조적이었다는게 대체적인 평이었다. 하지만 아들 정회장은 젊은이답게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해 아버지보다 더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김현철씨를 누구의 주선으로 어디서 처음 만났느냐는 사실과 지난 95년 12월께 수서사건으로 정총회장이 구속됐을 때 청와대로 찾아가 당시 홍인길 총무수석을 통해 한이헌 당시 경제수석을 만났다는 사실은 순순히 시인해 야당의원들로 부터 솔직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명절때 떡값 등을 줘 본적이 없느냐는 신한국당 김학원 의원의 신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답해 아버지보다 더 뻔뻔하다(민주당 이규정 의원)는 핀잔을 들었다. 이런 가운데 정회장은 자기자본 9백억원으로 1조2천억원이 소요되는 한보철강 건설이 계획대로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느냐, 당진제철소 사업이 초기에 순조로울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도움을 줬기 때문이 아니냐는 등의 신문에 지난번 아버지 답변과 비교적 비슷해 변호인들과의 접견에서 입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했다. 그러나 현철씨를 아느냐는 신문에 정총회장은 『우리 아들 동창』이라고 했으나 정회장은 이날 『청와대 민원비서실에 근무하는 선배로부터 소개를 받았다』고 진술해 약간 핀트가 맞지않았다. 이와함께 대선에서 민자당에 얼마나 후원했느냐는 신문에 정총회장은 10억원이라 했으나 정회장은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고 대략 5억∼10억원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역시 차이를 나타냈다. 결국 이날 밤늦게까지 진행된 정보근 회장을 상대로 한 청문회는 대체적으로 부자간의 답변은 일치됐으나 예민한 부분엔 끝까지 모른다는 답변으로 계속돼 「부자는 끝까지 용감했다」는 힐난만 받다가 끝났다.<양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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