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社, 건전성기준 조인다

앞으로는 생명보험회사들이 재보험 계약을 통해 보험금 지급 부담을 줄여도 재무건전성의 척도인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못 받게 된다. 또 누적적자로 자본금을 까먹어온 보험사들은 후순위 차입도 못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재보험계약과 후순위차입을 통해 지급여력비율 기준을 맞춰왔던 다수 생보사들이 무더기로 기준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당국과 생보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에 따른 위험 분산을 위해 재보험회사에 지급하는 보험료의 50%까지만 지급여력비율 산정에 반영해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100%를 모두 반영해 왔지만 50%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재보험사에 출재하는 위험보험료의 100%를 모두 지급여력 산정 기준에 포함시켰지만 매년 거액의 보험료를 해외 재보험사로 유출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를 낮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에 기준 변경을 통보한 후 경과 기간을 둬 2004회계연도 상반기 결산(2004년9월말)때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보험으로 지급여력비율을 높여온 교보생명 등 일부 대형사와 흥국, 신한, 금호, SK, 동양생명 등 중소형사들은 부담이 커졌다. 이들은 매년 해외재보험사와 재보험 계약을 맺어 1,000억원~8,000억원의 위험보험료를 해외재보험사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지급여력비율을 50%포인트 안팎 높여왔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후순위차입 한도를 현행 `납입자본`에서 `자기자본`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누적적자로 자기자본을 까먹어온 일부 중소형 생보사들은 후순위차입을 통한 자본확충이 불가능해 진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지급여력비율 산출 기준을 강화할 경우 생보사들이 무더기로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급여력비율 =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제 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재무건전성의 척도다. 자본금ㆍ이익잉여금 등의 `지급여력`을 책임준비금 보험사가 부담해야할 자금으로 나눠 산출한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이 100%를 넘지 못하는 보험사에 적기시정조치를 내려 자본확충등을 명령한다.

<박태준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