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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이사람] 권영한 (주)센텀 대표
입력2003-11-30 00:00:00
수정
2003.11.30 00:00:00
정영현 기자
"홈쇼핑 MD들은 분 단위로 울고 웃습니다. 속이 시커멓게 타요. 그래도 상품 대박났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국내 최초의 홈쇼핑 MD인 권영한 센텀㈜ 대표가 말하는 MD라는 직업의 매력이다. 권 대표는 이제는 홈쇼핑 방송현장을 떠나 홈쇼핑 마케팅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도 MD라 불릴 때 가장 기분 좋다 말한다.
"팀장님, 부장님, 이젠 대표님 소리까지 듣는데 MD란 호칭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소비자의 취향을 분석해 팔릴 물건을 골라 내고 히트 상품 만드는 일. 정말 마력이 있는 직업이죠"
권 대표가 홈쇼핑과 인연을 맺은 건 94년 말. LG그룹내`잘 나가던` 종합상사에서 `낯설기만한`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홈쇼핑 출범은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일이었다고 권 대표는 회상했다.
권 대표가 맡았던 MD라는 일도 당연히 낯설었다. 말이 쉬워 상품 기획이지 초기 홈쇼핑을 통한 물건 판매는 성공 예측이 거의 불가능했다.
"히트할 거란 자신감에 가득 차 내놓은 물건인데 주문이 없고 설마 하는 생각으로 소개한 물건에 주문이 밀려들곤 하니 환장할 노릇이죠"
울고 웃길 반복하며 세월이 흘러 2003년. 오늘날 홈쇼핑은 10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무섭게 성장해 백화점, 할인점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통 채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LG홈쇼핑은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해 나가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MD로 일하면서 참 많은 중소기업 사장들을 만났습니다. 누구는 부도 직전에 홈쇼핑을 만나 기사회생했고 어떤 분은 실패했죠"
권 대표는 홈쇼핑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무턱대고 접근해 실패하는 중소기업들을 볼 때 가장 안타깝다 했다.
"하기야 홈쇼핑 현직에 있는 사람들도 홈쇼핑이 뭔지 잘 모르는 마당인데 물건 만드는 데 여념 없는 그 분들이 모르는 건 당연하죠"
권 대표는 지난 해 말 LG홈쇼핑에서 나온 후 책을 한 권 썼다. 책 제목은 `왕MD의 홈쇼핑 성공전략`. 책 제목의 `왕`자가 아직도 보기 민망하단다.
"홈쇼핑 후배들, 그 동안 인연 맺은 중소기업 운영자들 그리고 마케팅 담당 교수들로부터 출판 권유를 받았어요. 찾아보니 홈쇼핑에 관한 책은 정말 없더라구요"
홈쇼핑을 제대로 설명하고 싶어 책을 썼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8년간 홈쇼핑에서 쌓은 경험은 정말 소중합니다. 특히 홈쇼핑을 통해 살아나는 중소기업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은 성취감을 넘어 보람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그 경험을 살려 홈쇼핑 진출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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