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경기침체에도 아랑곳 않고 신기술, 신물질, 신약 등 이른바 '쓰리-신(新)'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항암계 신물질이나 간염치료제 신약 등은 국제적으로도 인정 받고 있어 국내 제약계의 위상을 한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26일 제약계에 따르면 중외제약과 삼진제약은 최근 획기적인 항암치료물질을 연이어 개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 의학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 있는 중외제약의 생명공학연구소는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신규 화학물질과 이 물질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해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 이 물질은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암세포로 가는 영양분의 공급만을 차단해 암세포를 죽이는 새로운 항암제로, 대장암은 물론 폐암 혈액암 피부암 등의 암세포 성장을 억제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삼진제약은 개발중인 항암 신물질인 피페라진 유도체 ‘SJ-8002’에 대한 논문이 암 전문 국제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Oncology’ 8월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암세포에 이 물질을 투여했을 경우 암세포 증식이 억제되고 암세포를 줄이는 사실을 논문을 통해 입증했다며 다중 항암기전을 갖는 강력한 항암제 신약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영양가 만점의 신기술 특허취득도 잇따르고 있다. 대웅제약은 혈소판 감소증 치료용 의약품 개발에 사용되는 ‘고(高) 시알산 함량의 인간 트롬보포이에틴(TPO)’을 정제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이번 특허는 TPO의 원료생산기술로는 국내 처음으로, 사업 규모만 연간 1,000억원 이상이라고 대웅은 예상했다. 동화약품은 메티실린 내성균주 등에 탁월한 활성을 나타내는 유도체와 제조방법에 대한 미국특허를 땄다. 이 유도체는 호흡기감염질환을 포함한 난치성 감염질환과 결핵치료에 뛰어난 효능을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한올제약은 경구용 항진균제를 합성하는 데 사용되는 중간원료를 만드는 기술을 한국과학기술원, 경동제약과 공동 특허 취득했다. 이 같은 신기술, 신물질 개발과 함께 획기적인 신약 출시도 눈앞에 두고 있다. 부광약품은 임상 3상을 마친 경구용(먹는약) B형 간염치료제 ‘클레부딘’에 대해 9월중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약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올해 내 시판한 뒤 국내에서 연간 300~500억원, 해외에서 2,000~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한미약품은 비만치료제인 리덕틸(애보트사)의 주성분인 ‘시부트라민’ 특허 만료에 맞춰 신규 제제로 개량신약을 개발, 올해 안으로 모든 임상 절차를 마친 뒤 식약청에 신약 신청을 낼 예정이다. 또 동아제약은 비아그라의 부작용을 줄이고 효능을 강화시킨 발기부전치료제 ‘DA-8159’의 최종 임상 단계를 진행중이며, 녹십자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한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 시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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