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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업계 `판도 역전`

주택건설업계에 판도변화가 일고 있다. 즉, 시공사가 시행사를 잡지 못해 안달하던 상황이 이젠 사업지를 잡아 놓은 시행사가 시공사를 찾아 헤매는 상황으로 칼자루가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2일 주택건설업체에 따르면 최근 분양시장 위축으로 인해 시공사를 잡지 못한 시행사가 늘고 있다. 또 시행사의 경우 매입을 완료하거나 계약해 놓은 사업지 마저 되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모 시행사의 경우 땅을 되 사달라는 의뢰를 받은 곳이 무려 15개 사업지에 달했다. 다른 시행사의 경우까지 감안할 경우 최근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시행사가 내놓은 물건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S건설 관계자는 “한때 가장 만나기 힘든 사람 중 하나가 인기지역 땅을 잡고 있는 시행사였다”며 “9ㆍ5대책, 10ㆍ29대책 이후 상황이 역전돼 이제는 시행사들이 시공사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동서분주하고 있을 정도로 역전됐다”고 말했다. ◇15개 사업지 사달라는 의뢰도= A시행사는 최근 15개 사업지에 대한 매입 의뢰를 받았다. 사업지 중에는 인기지역인 방배동 물건도 여럿 포함돼 있었다는 설명이다. 매입의뢰를 받은 상품은 일단 최근 분양시장 흐름과도 괘를 같이하고 있다. 오피스텔을 건립할 수 있는 부지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상가, 주상복합아파트 순이었다.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물건도 2개 부지나 됐다. 지역적으로는 수원시 인계ㆍ정자동 사업지가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서초구 방배동 일대의 사업지가 두 번째로 많아 최근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시행사의 급박한 상황을 짐작케 한다. 방배동의 경우 토지거품이 심할 때 땅을 매입한 시행사가 내 놓고 있다. 우영D&C 조우영 사장은 “사업지를 되팔려는 시행사의 대부분은 땅 값이 가장 높았을 때 물건을 잡은 데다 최근 금융지원절차도 까다로워져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쉽지 않아 물건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공사, 될 곳만 잡는다= 시공사 역시 이젠 사업성이 있는 곳을 잡은 시행사와만 시공계약을 맺고 있다. S건설은 최근 시공을 의뢰한 3개 사업지에 대해 거절의사를 표명했다.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다. 주목할 것은 S건설이 시공거절은 한 3개 부지 모두 한 때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지역이다. D사가 제안한 춘천 00동 600가구 규모부지는 물론, G사의 남양주 00리 2,000가구 규모단지도 예전 같으면 포기하지 않았을 단지라는 것. 시행사 중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수도권 서남부지역과 북부지역의 땅 작업을 해 놓은 곳. 최근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시공사들이 선뜻 시공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한 사업지는 10월 중순부터 광고는 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D건설 관계자는 “자금여력이 되고 입지가 좋은 곳의 땅을 매입한 시행사는 버티고는 있다”며 “하지만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시행사의 경우 자금난으로 인해 심각한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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