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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당주펀드 작은 고추가 매웠다

500억 미만 중소형, 수천억대 운용 대형펀드 성과 웃돌아

몸집·이름만 보고 '묻지마 투자' 위험… 전략 꼼꼼히 살펴야


대표 연말 투자 테마인 배당주가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규모가 작은 중소형 배당주 펀드가 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배당주 펀드 가입시 펀드 규모나 운용사의 이름만 보고 '묻지마' 식 투자를 했다가는 목표한 수익률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 덩치나 이름값만 보지 말고 실속 있는 펀드를 잘 골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배당주 펀드시장에서 설정액이 500억원 미만인 중소 규모 펀드들의 수익률이 수천억이 넘는 대형 펀드 수익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목표전환 1(주혼)종류A'(2.20%)이 최근 한 달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뒤를 이어 '마이다스백년대계어린이적립식(주식)C 5'(1.86%), '교보악사파워고배당인덱스자[주식]ClassA-f'(1.67%), 'KB리서치고배당(주식) A 클래스'(1.38%), '한국투자배당리더 1(주식)(A)'(1.15%) 등이 뒤를 이었다. 이 펀드들은 대부분 운용설정액이 1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소형 상품이다.

엄덕기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팀장은 "펀드 수익률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업종을 다변화하고 종목수를 확대한 결과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업종 내에서 지배적 사업자인 동시에 재무구조가 탄탄한 대형주의 비중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운용설정액이 수천억 이상인 신영자산운용과 베어링자산운용 펀드들은 중소형 규모의 펀드에 비해 초라한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 설정액이 3,103억원인 '신영고배당자(주식)C1형'의 수익률은 0.78%, 2,723억원인 '신영프라임배당[주식]종류C 1'은 0.73%에 그쳤다. 이외에도 '베어링고배당(주식)ClassA'(4,407억원, 0.62%),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3조836억원, 0.36%) 등은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1%에 채 미치지 못했다. 설정액이 상대적으로 큰 이 펀드들은 대부분 최근 3개월간 -4~-7%의 수익률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배당주가 인기를 끌자 뒤늦게 이들 펀드에 가입해 단기 성과를 노린 투자자들은 오히려 코스피 하락폭(-4.47%) 보다 큰 손실을 입은 셈이다.

이처럼 대형 배당주 펀드 성과의 상승세가 둔화된 상황에서도 신규 투자자금은 여전히 신영운용과 베어링운용으로 쏠리고 있다. 올해 배당주 펀드로 쏠린 2조6,980억원 가운데 80%를 웃도는 2조1,607억원이 신영운용으로 유입됐다.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으로는 이번달 순유입액(2,684억원)의 절반 수준인 1,137억원이 들어왔을 정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부진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특정 운용사로 몰려드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자 투자자들이 운용사의 명성이나 과거 성과만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기 상품에만 투자하지 말고 운용사의 전략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할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규모는 작더라도 변동성을 최소화하거나, 배당 여력을 높일 수 있는 기업을 분별해내는 운용사 특유의 평가모델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조 단위로 운용되던 대형 성장주 펀드나 롱쇼트펀드들이 손실을 냈던 적이 있다"며 "단지 상품 규모나 펀드매니저, 혹은 그동안의 펀드 성과만 보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배당주 펀드에 투자할 때는 상품에만 주목하지 말고 운용사의 능력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며 "독자적인 평가 모델을 기반으로 기업 성장과 더불어 경영 승계 과정에서 배당 확대가 기대되는 기업 등을 선별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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