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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과 경고에 귀기울어야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9%까지 치솟았다가 내년에는 5.8%정도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는 올해보다 오르겠지만 3.2%선에서 안정되고 경상수지는 올해 224억달러 흑자에서 내년엔 123억달러 흑자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만하면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손에 넣는 모습이어서 나무랄데 없다.하지만 이러한 낙관적 지표뒤에는 외면하기 어려운 전제와 권고가 함축되어 있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경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경기부양적 확장정책이 지속될 경우 내년이후 고성장 고물가의 과열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우 투신사태로 비롯된 금융시장 불안을 조속히 수습하지 못하면 과열국면과 겹쳐 경기침체를 다시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선제적 통화정책을 통한 금리의 인상, 투신 구조조정의 조속한 매듭, 시혜성 복지대책 등 예산팽창 억제 같은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때마침 외국의 금융기관과 전문가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경고음도 들려오고 있다. 정부는 낙관에 도취하기 보다는 비판과 경고에 더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낙관이 빗나갔을 때 실망과 혼란을 자초하는 것 보다는 경고를 귀담아 듣고 희망적인 전망을 현실화시키는 편이 자신감을 기르고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IMF체제가 가져다 준 절호의 개혁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때다. IMF를 빨리 졸업한 정부라는 평가에 귀가 솔깃한 나머지 낡은 틀을 쓸어내고 탄탄한 경쟁체력과 안정적 성장기반을 다질 기회를 잃었다하지 않을 수 없다.더욱이 내년에는 총선 철이다. 정치논리에 개혁은 뒤로 밀릴 개연성이 크다. 한번 밀리기 시작한 개혁 추진력을 되살리기는 어려운 것도 분명하다. 특히 우리의 경제회복에 도움을 주었던 미국 등 선진국의 경제도 하강국면으로 돌아서고 있다. 내외에 악재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 내년 우리 경제를 낙관만 할 수 없게 한다. 정책 대응이 그만큼 중요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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