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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증시 선발투수 합리적 가격대선 더 살것"

김선정 기금운용 본부장<br>"외국인 매도 공세등 영향 하반기 증시 낙관 어렵다"



"국민연금은 증시의 구원투수라기보다는 선발투수라고 봐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주가가 합리적인 가격대에 들어서면 주식을 더 살 것입니다." 김선정(사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30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이 주가하락 속도를 완만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시장가격을 억지로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합리적 가격대에 들어서야 산다는 측면에서 볼 때 우리는 오히려 증시의 선발투수"라고 강조했다. 이는 증시가 흔들릴 때마다 임시로 매수 주체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연간 주식편입 비중을 설정해두고 이 범위 내에서 매수 규모를 조절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가 3일 연속 반등하며 최근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는 있지만 김 본부장은 하반기 시장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공세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남유럽의 국가채무 만기가 6~8월에 집중돼 있어 앞으로도 유럽계 자금이탈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경기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점도 증시 반등을 자신하지 못하는 이유다. 그는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동행지수에까지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면서 "또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공공요금 인상을 비롯해 물가가 불안정해지며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올해 주가지수가 상반기 최고점 수준(1,757.76포인트)에서 크게 오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증시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국민연금의 주식매입 가능성은 커진다. 주가하락으로 기존 보유주식이 전체 운용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저절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주식 추가 매입 여력은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민연금이 제시한 올해 말 국내주식 목표 비중(16.6%)과 지난 3월 말 현재 실제 비중(12.9%)으로 추정해볼 때 국민연금의 추가 매수 가능 규모를 약 10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국민연금은 2월 공모주 투자를 위해 11년 만에 내부 운용계획을 개정했지만 아직 기업공개(IPO) 시장에 나온 기업에는 한번도 투자하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삼성생명은 우리가 예상한 공모가 수준과 맞지 않았고 만도는 이미 지분을 갖고 있는 상태라 공모주 투자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중장기적으로 해외자산 투자 비중을 20%까지 늘린다는 계획(현재 9.8%)에 따라 최근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유명 복합시설 소니센터를 8,500억원에 매입했다. 이에 앞서 2월 지분 12%를 매입했던 영국 게트윅공항의 경우 최근 아이슬란드 화산재 영향으로 수익률에 약간 타격을 입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ㆍ프랑스 등에서도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우건설 등 국내 대형 인수합병(M&A)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가하는 것에 대해 그는 "지분 확보보다는 수익률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 신사동 국민연금운용본부 사무실을 이전하기 위해 물색하고 있던 강북 중심가 빌딩은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김 본부장은 "건물 매입에 대해서는 한 달 안에 결론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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