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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재정 'G20 세계일주'

서울 정상회의 쟁점이슈 협의·조율<br>내달18일 출국 10박12일<br>지구 한바퀴 도는 강행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쟁점 이슈들을 협의하기 위해 추석 연휴가 낀 오는 9월 넷째주 10박12일 일정으로 세계일주에 나선다.

윤 장관은 미국과 독일ㆍ브라질ㆍ러시아 등 G20 내 주요 국가들과 국제결제은행(BIS)이 있는 스위스를 방문해 각국의 입장을 듣고 G20 의제들을 조율할 예정이다. G20 정상회의를 위해 의장국 재무장관이 전세계 주요국을 1대1로 방문하는 것은 이제껏 없던 선례라 윤 장관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와 재정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9월18일 출국해 27일 귀국하는 이른바 'G20 세계일주'에 나서기로 확정하고 각국과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국제금융기구 개혁, 균형성장 협력체계(프레임워크) 등 주요 이슈들을 11월 서울 정상회의에서 풀어야 하는데 셰르파나 차관회의로는 한계가 있다"며 "장관이 직접 주요국을 방문해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우리나라의 입장을 전달하고 주요 이슈의 조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9월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재무장관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자동차 공장에 들러 이곳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이후 독일로 가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을 접견한 뒤 스위스로 이동해 BIS 측 고위관계자들과 국제금융기구 개혁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 일정을 마친 뒤 미국으로 이동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만나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구를 방문한 뒤 브라질로 건너간다. 불과 열흘 사이 지구 한 바퀴를 완전히 도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G20 의장국 재무장관이 각국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전세계 주요국을 도는 것은 지난 1999년 G20 재무장관회의가 시작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윤 장관이 이같이 파격적인 일정을 잡은 이유는 G20 서울 정상회의가 100일도 채 남지 않았음에도 주요 의제들에 대한 각국 간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최우선 의제인 균형성장 협력체계의 경우 글로벌 무역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결국 환율 문제를 다뤄야 하는데 미ㆍ중 간 신경전 때문에 의제 자체가 겉돌고 있다. 우리가 주창하는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 이슈의 경우 주요 선진국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금융기구 개혁과 은행자본ㆍ유동성 등 금융규제 역시 난제다.

토론토 정상회의에서 이렇다 할 합의가 도출되지 못한 상황에서 자칫 서울 정상회의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G20 정상회의라는 회의체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론이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점도 우리 관계자들에게는 큰 고민거리다.

준비위의 한 관계자는 "은행세 공조 문제에서 봤듯이 G20 회의는 여느 외교회의와 달리 강대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의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며 "각국 재무장관 및 정상들과 1대1 회담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설득한다면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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