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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맞은 롯데家 분쟁] 신동빈 '경영권 굳히기' 자신… 모친 하쓰코와 면담 주목

■ 정공법 선택한 신동빈

"그룹 안정성 해치는 행위 좌시하지 않을 것"<br>광윤사 빼도 롯데홀딩스 지분 70% 확보 주장<br>황각규 사장 등 가신들 주총 대비 본격 돌입

/=연합뉴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까지 공개하면서 총공세에 나선 후 여론의 흐름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오히려 방향이 명확해졌다. 신동빈 회장은 사업적 수완과 주주가치 제고 등을 통해 주주들로부터 심판을 받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갖고 있다"며 '정공법'을 통해 현 상황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10일 전후로 예상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자신의 비전을 밝히고 이를 통해 '표'로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정책본부 운영실장과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황각규 사장을 비롯한 신동빈 회장의 '가신'들도 본격적으로 주총 대비에 들어갔다.

신동빈 회장이 쥐고 있는 카드는 일본 롯데의 지분과 우호세력 등이다. "주총에서 경영권을 굳히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신동빈 회장 측의 주장이다. 신동빈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현재 그간의 경영 실적을 내세워 주주들뿐만 아니라 친족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 측은 한일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롯데홀딩스의 지분 과반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일 롯데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광윤사 지분 27.65%가 신동주 전 부회장 쪽으로 가더라도 본인과 이사진의 지분 등을 포함할 때 최대 70% 이상을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였다는 의미다.

신동빈 회장 측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이달 중순께 열릴 롯데홀딩스의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은 자신의 뜻대로 한일 롯데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 한국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전체 이사진 7명 중 5명의 지지를 얻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여전히 장담하기는 힘들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광윤사의 롯데홀딩스 지분(33%)을 포함해 67%가량이 자신의 우호세력이라고 정반대로 주장한다.

양측의 주장대로라면 광윤사가 갖고 있는 홀딩스 보유 지분도 서로 틀릴 뿐만 아니라 우호세력 또한 서로가 유리하게 생각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만큼 주총 결과를 속단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신동빈 회장이 귀국을 늦춰가면서 우호지분을 한 표라도 더 얻으려 하는 것도 이런 박빙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주총 이후에도 형제 간의 법적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부회장이 그룹 내부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자신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신동주 전 부회장과 명확히 선을 그으려고 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동빈 회장이 등을 돌린 부친과 친족들을 상대로 마지막 '읍소'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의 역할은 이런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그는 한국을 찾은 지 이틀 만인 지난 1일 일본으로 귀국했다. 그는 출국하면서 어떤 말도 남기지 않았지만 신동주·동빈 형제의 모친으로서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짓는 방안을 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하쓰코 여사는 광윤사의 주요 주주다. 일각에서는 하쓰코 여사와 그의 친정이 광윤사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단순 전달자가 아니라 또 한 명의 '캐스팅보트'를 쥔 사람이다.

하쓰코 여사가 3일 귀국 예정인 신동빈 회장이 만나 설득 작업에 나설 경우 극적인 타협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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