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사이로 이뤄진 국내 연구팀이 천식과 아토피, 류머티스 관절염 등의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이상규 교수팀은 바이오기업인 포휴먼텍㈜(대표 이승규)과 공동으로 사람 몸 속 세포에 있는 물질전달 펩타이드와 T-세포 활성화 억제 단백질을 이용해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 신약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논문은 의ㆍ생명 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메디슨에 이날 실렸다. 자가면역질환은 우리 몸 속의 면역신호를 관장하는 T-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자신의 세포나 조직을 외부 물질로 오인하고 파괴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 천식이나 아토피, 루푸스, 류머티스 관절염 등이 대표적이다. 치료를 위해서는 T-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면역 억제제를 개발하는 게 중요한데, 현재 사용되는 화학적 면역 억제제는 T-세포 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와도 반응함으로써 부작용과 독성이 큰 편이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사람의 세포 내 전사단백질에서 단백질이나 유전자 등의 물질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기능이 있는 물질전달 펩타이드 ‘Hph-1’을 찾아냈다. Hph-1는 단백질 전달체(PTD)의 일종으로 세포 투과력 및 조직의 침투력이 우수해 눈, 기도, 피부 등을 통해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Hph-1에 T-세포가 활성화될 때 면역억제효과를 나타내는 단백질(CTLA-4)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자가면역치료 단백질신약 ‘FHT-CT4’를 개발했다. 이 약물은 피부, 기도, 눈 등의 질환 부위에 바로 투약할 수 있으며 적은 양으로도 부작용 없이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상규 교수는 “FHT-CT4를 천식 동물의 기도에 스프레이로 단 1회 투약한 결과 낮은 농도의 약물로도 치료효과가 매우 높았다”면서 “류마티스 관절염, 아토피 등에서도 같은 치료효과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포휴먼텍과 함께 이번 물질을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한 전임상 시험과 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교수의 동생인 포휴먼텍 이승규 대표는 “약물의 세포 투과력이 높아 천식은 기도 내 스프레이로, 아토피는 피부연고제로, 류머티스 관절염은 관절주사로 각각 사용이 가능한 것은 물론 심장질환과 주름 개선제 등에도 접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