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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경영
입력2003-07-31 00:00:00
수정
2003.07.31 00:00:00
불교는 인간의 깨달음에 대한 깊은 신뢰의 바탕 위에서만 견성성불(見性成佛)이 가능하다는 전제 위에서 출발한다. 즉,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노력하면 부처가 될 수 있고, 신뢰가 약하면 종교적 성취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비단 불교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바로 신뢰와 믿음이다.
신뢰의 중요성은 기업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포천지가 매년 선정하는 100대 기업들도 복리후생과 급여의 제공 방법 등에서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으나, 직장내의 인간관계 측면에서는 매우 특징적인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에 상당히 두터운 수준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고, 직원들은 높은 긍지와 자부심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직원들 사이에 강한 연대감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와 비교해 보았을 때 우리기업들의 조직 내 신뢰수준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말로는 권한 위임을 한다고 하지만 부하직원들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약하고, 상사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시키는 일만 하려고 하는 경향은 없는지 생각해 볼일이다. 또 절차에 대한 공정성은 확보되어 있으며, 부서간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책임을 완수하려는 자세가 되어 있는지도 점검해 볼일이다.
저명한 경영컨설턴트인 패트릭 렌시오니는 팀워크를 해치는 다섯 가지 함정으로
▲신뢰의 결핍
▲충돌의 두려움
▲헌신의 결핍
▲책임의 회피
▲결과에 대한 무관심을 제시한 바 있다. 그것은 동료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서로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상대의 실수와 약점을 언급하지 못하며, 상대의 생각에 대해 거리낌없이 격한 논쟁을 벌일 수 없고, 주어진 결정사항을 진심으로 받아들여 헌신하지 못하며, 목표 달성보다 단지 살아 남기 위해 일하고 있다면 팀워크가 깨져버렸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신뢰경영의 출발점은 직원간의 믿음이다. 믿음이 굳건하면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도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다. 조직 구성원에 대한 인격존중을 통해 협력적 상하관계를 구축하는 일도 시급하다. 또 차별의 배제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고 직원들이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각자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료들간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 속에 공동체 의식을 느껴야 할 것이다.
사회가 급변하면서 기업의 조직문화도 일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강한 팀워크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종수 대우증권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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