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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통신사 진퇴양난속 고심
입력2003-05-08 00:00:00
수정
2003.05.08 00:00:00
오현환 기자
인터넷 전화(VoIP)와 인터넷 전용회선(VPN) 사업을 두고 KTㆍ데이콤ㆍ하나로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이 부문 사업을 적극 펼치면 기존사업이 무너지고 안하면 별정사업자들에게 시장을 모두 빼앗기기 때문이다.
두 서비스는 모두 별도의 망을 이용하는 기존 서비스와 달리 각 가정과 기업에 보급된 인터넷망(공중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을 60~90%가량 줄일 수 있다. 게이트웨이 장비만 설치하면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데다 품질도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반 전화나 전용회선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개선됐다. 따라서 기간사업자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경우 급속히 기존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상품판매에 소극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들 시장이 커질 경우 기존의 유선전화와 전용회선 시장이 잠식되면서 자사의 매출이 급속히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KT는 지난 2000년 4월 VPN을 상용화했지만 2001년 8월에야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은 고작 300억원으로 일반 전용회선 수입의 33분의 1에 불과하다. 그것도 기업들끼리 모아 공중망을 구성해 서비스하는 상대적으로 비싼 MPLS 방식의 VPN이다. 일반 전용회선에 비해 80~90%나 싼 일반 인터넷 기반의 VPN서비스는 아직 시작하지 않고 있다. VoIP도 별도 부서를 두고 있지만 명맥만 유지한 채 서비스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기존 유선시장을 잠식하기 때문에 고객이 스스로 찾아 요구할 때만 설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콤도 사정은 비슷하다. VPN의 경우 지난 2001년 7월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쳤다. 물론 상대적으로 비싼 MPLS방식의 VPN서비스가 중심이다. VoIP도 오래전에 개발했지만 자사의 국제전화 시외전화시장의 잠식을 우려해 아직 출시도 하지 않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본격 공략할 때 끼워넣는 수준에서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가장 공세적인 전략을 펴고 있다. 일반 전용회선 시장과 시내전화의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빌딩에 광단국이 들어가지 않아 시내 전화서비스가 불가능한 곳에는 VoIP를 설치해주고 있다.
이에따라 VoIP와 VPN사업은 애니유저넷, 삼성네트웍스 등 별정통신사업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구조조정기를 맞으면서 비용절감차원에서 두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VoIP의 경우 현재 전화시장 점유율이 1~2%, VPN은 전용회선 시장의 10%를 점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용회선은 50%가량, 전화는 대부분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며 “VoIP의 경우 10%가량 잠식되면 기간사업자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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