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이 월 사용료가 가장 저렴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이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약정 기간을 4년까지 늘려 거센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5월부터 최고 100Mbps의 속도를 내는 초고속인터넷 광랜을 업계 최저 수준인 월 2만7,400원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는 경쟁사인 KT나 파워콤에 비해 훨씬 싼 것이다. 현재 KT는 3만600원(3년 약정), 파워콤은 2만8,000원(3년 약정)의 최저 요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 서비스가 3년 약정인 데 반해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약정 기간이 4년으로 가장 길다. 초고속인터넷 상품의 약정기간은 아무리 길어봐야 3년이었지만 4년으로 늘어남에 따라 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 오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이 이처럼 장기 약정 상품을 들고 나온 것은 기존 XDSL에서 광랜으로 진화가 이뤄지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요금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나로텔레콤은 신상품 출시를 앞두고 ‘업계 최저가격’이라는 것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경쟁업체들은 약정 기간이 기존 상품보다 1년 연장됨에 따라 결코 저렴한 요금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초고속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약정기간이 4년까지 늘어날 경우 중도 해지 때 물어줘야 하는 위약금 규모가 20만원대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어떤 상품이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4년간이나 소비자를 묶어두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장기 약정 제도는 후발 사업자의 저가 요금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장기 약정 고객을 꾸준히 늘려 안정적인 매출 증대를 꾀하겠다”고 설명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가운데 3년 약정 기간을 모두 채우는 비율은 KT의 경우 약 90%에 이르는 데 반해 하나로텔레콤은 65%에 머물고 있다. 한편 하나로텔레콤과 함께 광랜 서비스를 제공중인 KT나 파워콤의 경우 아직까지 가격인하나 약정 기간 연장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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