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TV 시장이 최근 몇년새 최악의 부진을 겪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주력 신제품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깎으며 가을 TV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10년 연속 세계 TV 시장 판매량 1위를 고대하는 삼성전자는 지난달까지였던 SUHD TV 국내 보상판매를 다음달말까지로 연장한다고 1일 밝혔다.
소비자가 갖고 있던 기존 구형 TV를 반납하고 최신 SUHD 혹은 초고해상도(UHD) TV를 구매할 경우 수십만원의 가격할인 등 다양한 보상혜택을 주는 내용이다. 액정표시장치(LCD)·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은 물론 골동품 수준인 브라운관 TV까지 보상혜택 범위에 넣었다고 삼성전자측은 강조했다.
LG전자도 주력 신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최대 400만원까지 가격할인 혜택을 주는 특별 이벤트를 9월 한 달간 실시한다.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북미에서 양사의 TV 가격 할인정책은 더욱 공격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북미에서 5,000~8,000달러(약 586만~937만원)에 팔던 SUHD TV 가격을 최대 47% 내리기로 했다. LG전자 역시 올 3·4분기 들어 OLED TV 가격을 500~2,000달러까지 낮췄다고 발표했다. 현재 65인치 LG OLED TV는 미국서 2,000달러 내린 6,999달러에 팔리고 있으며 2,000달러 미만의 55인치 OLED TV도 등장했다.
삼성과 LG의 할인 혜택은 우선 극심한 불황을 버티고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서다. 올 상반기 전 세계 TV 판매량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 1억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시장조사기관 IHS테크놀러지에 따르면 하반기에도 침체가 이어지면서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2% 이상 떨어진 2억3,012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 호황을 누리는 가전업계의 전통적 상저하고(上低下高) 현상이 사라진 것이다. IHS측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추후 전망치를 더 하향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TV 산업을 주도할 신제품의 대중화를 촉진하기 위해 TV 시장 1,2위를 달리는 양사가 적극적인 가격할인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도 많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