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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 객장스케치] 소액투자자 손절매 엄두도 못내
입력1999-07-23 00:00:00
수정
1999.07.23 00:00:00
증시가 사상최대폭의 하락을 보인 23일 증권가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은 듯 모든 사람들이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어수선했던 이날 증권가 표정을 모았다.
○…주가가 사상최대의 폭락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한채 매우 당황해 하면서 『아무런 말도 안 나온다』며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모르겠다며 푸념.
또 폭락을 뒷받침할 만한 악재가 없는 데도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커지자 『왜 이렇게 폭락하는지 그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창구 직원들에게 배경을 묻는 질문도 쇄도했다.
증시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자 거액 투자자들은 주식을 과감하게 던지는 반면 소액 투자자들은 하락폭이 워낙 커서 손절매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우증권 영등포지점 이두원(李斗遠) 차장은 『주식을 팔려고 해도 사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당황해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23일 주가가 거래소 개장이래 최대의 낙폭을 기록하자 거래소 임직원들은 자못 당혹스럽다는 표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들은 어느정도 조정은 예상됐지만 하룻만에 70포인트 이상 급락할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
김철인(金喆印) 선물시장부장은 장초반부터 지수가 급락하자 거래소내 시장(포스트)에 상주하다가 오후장들어 선물이 폭락하자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중단)를 발동했다. 金부장은『이렇게 지수가 급락할지는 몰랐다』며『대우문제가 빨리 해결돼 시장이 안정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거래소 기자실은 기자들이 장후반 갑자기 지수 낙폭이 커지자 급락 원인과 전망을 취재하며 갑자기 분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금감원은 주가폭락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느라 하루 종일 분주한 모습. 금감위원장에게 제출해야 할 리포트를 작성하랴 청와대에 증시동향을 보고하랴 점심먹을 시간도 없었을 정도. 금감원 관계자는 설립이래 이렇게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처음 본다며 하루종일 금융기관 및 기업체들로부터 전화문의가 쇄도했다고 설명.
서킷브레이크가 걸린 지수선물을 담당하는 선물시장과는 폭주하는 전화문의에 정신이 없을 정도. 서킷브레이크가 무엇이냐고 물어오는 전화에 언제 다시 거래가 재개되느냐는 문의로 북새통. 한 관계자는 전일종가보다 선물지수가 5% 떨어지고 괴리율도 3% 이하로 내려앉은 것은 올해들어 3번째라며 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선물시장과는 장이 마감된 4시30분부터 구체적인 원인분석과 조치를 취하기 위해 합동회의를 열기도했다.
○…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의 주가하락폭을 체크하고 수익률 관리 묘책을 찾느라 고군분투.
선물을 이용해 주가하락에 대비한 펀드매니저와 주식비중이 높은 펀드매니저간에 명암이 교차했다.
D투신의 한 펀드매니저는 지수선물을 상당부분 보유, 주가폭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 그는『헤지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충분히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었다』며 『선물반등에 대비 새 포지션을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식비중이 높은 펀드매니저들은 『대형 펀드의 경우 선물을 이용한 헤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일부 뮤추얼펀드나 투신이 선물을 판다는 소식이 주가폭락을 유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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