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LG경제연구원은 ‘달러 강세 이제 시작단계, 원고 계속되면 충격 배가된다’ 보고서에서 “유로존의 계속된 경기부양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 반면 원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3월 25일 유로당 1,500원 가까이 치솟았던 원·유로 환율은 현재 134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반년 만에 10% 넘게 주저앉은 것이다.
보고서는 앞으로 이 같은 경향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이 낮은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계속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쓸 것으로 보여 유로화는 추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진단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2일 통화정책회의가 끝난 후 “최소 2년간 커버드본드를 매입하는 등 양적완화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원화는 막대한 경상흑자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유로화 약세로 경상수지가 악화된 유로존 주변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 약세 정책을 펼 수 있어 원화는 이들 통화에 비해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문박 LG연 선임연구원은 “유로존과의 무역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져 원·유로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럽은 우리나라 전체 무역의 15%를 담당하는 곳이다. 이는 미국(10%)과 일본(8%)을 뛰어넘는 규모다. 게다가 지난 2·4분기 우리나라 수출·수입 결제액 중 유로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6%, 5.7%로 최근 문제가 되는 엔화보다도 높다. 수출·수입 결제액 중 엔화 비중은 각각 3.1%, 5.3%다. 원·유로 환율 하락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최 연구원은 “원·엔 환율도 내년 중 100엔당 80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원화는 강세기조를 유지하면서 변동성까지 커져 환변동에 대비가 안된 수출 중소기업의 타격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 등 선진국과 우리의 금리 차가 좁혀지면서 자본유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나 이를 어느 정도 감수하고 기업들에게 우호적인 자금 조달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자동차부품, 선박, 기계 등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분야에 정책지원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