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5일 ‘일본 장기존속 기업의 경제ㆍ사회적 위상과 경영전략’이란 보고서에서 “장남이라도 실력이 없으면 후계 구도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우리 기업의 가족 경영승계 관행에 일침을 가했다. 보고서는 일본 장수기업의 경쟁력을 분석해 국내 기업이 척박한 경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지 도출하기 위해 작성됐다.
한국은 지난 1960~1970년대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했던 기업 경영자의 고령화로 세대 교체가 진행 중에 있다. 기업 총수가 경영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우리 기업 문화 특성상 안정적인 지배구조 승계가 필수적이고 이는 직계 가족 중심의 경영승계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삼성과 현대를 비롯한 대기업은 자녀를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를 안착시키는 과정을 밝고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기업 경영승계는 일본을 참고해 일자리 창출ㆍ유지, 고유기술 계승을 통한 ‘100년 기업의 토대 육성’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가족이나 친족에 대한 특혜를 없애고 능력 위주로 후계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장수기업은 장자가 있어도 경영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내부의 능력 있는 직원이나 사위 또는 외부 인재를 양자로 영입해 후계자로 키우는 경우가 많다. 창업 200년을 넘은 기업은 57개국 총7,212개가 있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3,113개가 일본에 몰려 있다. 100년을 넘은 기업이 ㈜두산과 동화약품공업 두 곳에 불과한 한국과 대조적이다.
보고서는 무리한 사업 확장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보고서는 최근 몰락한 웅진그룹을 대표적인 실폐 사례로 들며 “본업 관련 사업과 기술에는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본업과 거리가 먼 새로운 사업에 대한 무리한 사업다각화는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비윤리적 기업에는 범국민 차원의 철퇴를 가해야 장수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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