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불확실성과 대형 수출주의 실적악화로 국내 증시가 횡보를 거듭하는 가운데 경기방어주가 투자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대내외 악재로 당분간 추세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서 안정적인 이익과 향후 성장성을 갖춘 내수주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음식료와 전기가스의 업종지수는 각각 12.45%, 8.30% 오르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42%)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반면 '전차군단'을 대표하는 전기전자와 운송장비는 각각 10.25%, 3.22% 떨어졌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수출환경 악화에 따라 구조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성과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비제조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상대적 성과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며 "콘텐츠·소프트웨어·음식료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음식료 업종은 최근 내수와 수출시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성장주로 각광을 받으면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음식료 업종지수는 전날 대비 3.94% 오른 6,299.26포인트로 마감하며 7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장중 한때 6,340.65포인트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에 따라 오뚜기(007310)와 조흥(002600)·동원F&B·서울식품·삼립식품·농심(004370)·크라운제과(005740)·삼양식품(003230)·팜스코(036580) 등 대다수 음식료 관련주들도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에 접어들면서 이익 가시성이 높은 음식료 업종에 대한 상대적인 투자매력이 높아진 것"이라며 "가정 내 편의식에 대한 수요 증가로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LG생활건강(051900)을 시작으로 최근 조정세에서 회복을 이어가고 있는 화장품 업종에 대한 관심도 지속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090430)과 아모레G(002790) 등 이번주에 예정돼 있는 화장품 종목의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설사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발표되더라도 메르스로 인한 중국인의 소비 이연 효과에 따른 실적개선 등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실적발표 이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핀테크(fintech)와 인터넷은행 등 신성장 산업 관련 업종의 추가 강세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배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와 다음카카오가 인터넷은행 설립에 불을 붙이면서 코나아이·인포바인·나이스평가정보·한국정보인증·KG이니시스 등 핀테크 관련 기업들에도 다시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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