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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일본 자동차업계 재편 가속
입력1999-12-10 00:00:00
수정
1999.12.10 00:00:00
후지중공업(富士重)이 미국의 GM에서 자본을 유입, GM 산하에 들어간다. 이는 일본·미국·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합종연횡의 일례. 일본의 자동차 업계는 이제 11개사 체제에서 해체되면서 재편극의 최종 단계를 맞이했다.후지중공업은 우수한 사륜구동기술을 바탕으로 히트 상품을 잇따라 출시, 올해 중간결산에서 사상 최고의 경상흑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GM 그룹에 편입된 것은 차세대 기술개발경쟁에서 단독으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용화 단계까지 1조엔의 투자비용이 드는 연료전지차(電池)를 비롯한 환경기술, 정보화의 핵심이 되는 차세대 교통시스템 등 격동하는 자동차 개발경쟁에서 후지중공업은 GM의 힘을 빌리기로 한 것이다. 경자동차 업계에서 쾌주하고 있는 스즈키가 GM을 대주주로 맞이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GM 산하의 이스즈자동차·스즈키·후지중공업, 포드 산하의 마쓰다, 여기에 수입차까지 합하면 승용차 시장에서 외자 점유율은 42%에 달한다. 과장되게는 일본이 세계 선진국 가운데 가장 개방적인 시장이 된 것이다.
독자 생존을 도모하는 도요타자동차와 혼다 등 2개 회사를 제외할 때 주목되는 것이 미쓰비시(三菱)자동차. 미쓰비시는 스웨덴 볼보와 손을 잡았지만 볼보의 승용차부문이 포드에 통합돼 버린데다 업적도 악화, 해외자본이나 일본 업계와의 통합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
11개사 체제의 해체가 가속화된 것은 금융위기에 따른 주거래은행제도와 재벌그룹 붕괴의 영향이 크다. 스즈키나 후지중공업 등 기술과 인기를 갖춘 업체조차 앞날이 불안한 상황에서 해외자본은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GM·포드·도요타가 몸집이 크다고 해서 반드시 승자로 남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도요타와 GM은 연료건전지 개발을 위해 제휴를 맺었으며, 혼다는 GM과 엔진 상호공급을 위한 제휴를 체결했다. 한발 나아가 도요타와 엑슨 등 자동차와 에너지, 전기업체간의 업무 제휴도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은 국경뿐 아니라 업종을 뛰어넘어 활성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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