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하반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투신권에서 차익실현 매물을 일시에 쏟아낸 탓으로 풀이된다. 14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2만9,000원(3.66%) 내린 76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LG전자는 4.28% 급락했고 LG디스플레이(-3.47%), 하이닉스(-4.27%), 삼성SDI(-2.51%) 등도 시장수익률(-1.02%)을 크게 밑돌았다. 투신이 IT주를 대거 처분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투신의 순매도 1위 업종은 전기전자로 총 2,557억원 어치를 팔았다. 종목별로는 LG전자(947억원), 삼성전자(684억원), LG디스플레이(450억원), 하이닉스(157억원) 순으로 기관 매도세가 집중됐다. 최근까지 시장을 주도하던 IT주가 하락세를 보인 데는 하반기 실적 부진 전망이 악재로 작용했다. LG전자가 대표적이다. 이날 모건스탠리, 노무라, 골드만삭스 등 주요 외국계 증권사들은 LG전자의 하반기 실적에 우려를 나타내며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 지속 ▦차익실현 욕구 등도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전문가들은 수급ㆍ환율 측면에서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IT주의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가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잠재된 상황에서 원화 강세 지속 등이 겹쳐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며 "큰 그림상으로는 여전히 IT주가 매력적이지만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주가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IT주가 강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 실적도 양호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현 상황을 보면 내년 비수기를 이겨낼 만한 강력한 모멘텀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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