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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업체/미분양·택지난 “이중고”(96 건설·부동산 결산)
입력1996-12-26 00:00:00
수정
1996.12.26 00:00:00
정두환 기자
◎미분양공급자제 불구 10월현재 11만호 달해/택지난사업성 높은 수도권일대 부지바닥 나삼성건설의 지난해 택지매입면적은 11만평, 올해 매입실적은 전무하다. 지난해 2천8백50여가구를 공급한 한일건설의 올해 주택공급실적은 연초 의정부 장암지구 3백86가 유일하다.
올해 주택업체들의 실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업체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주택업체들의 올해 주택사업실적이 위의 두 업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보유중인 부지의 분양에도 벅찬 상황에서 신규택지를 매입하기가 벅찼던 것이 올해 주택업계의 현실이었다.
더욱이 우성·건영·동신 등 굵직굵직한 주택업체들의 부도는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한 어느 업체도 부도의 위기감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어두운 전망을 낳게 하고 있다.
대부분 업체들이 정부의 주택경기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아파트 적체로 자금난에 시달린데다 수도권 택지구득난으로 신규사업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저조한 사업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업체들의 주택건설실적을 보면 이같은 상황은 더욱 확연하다.
지난 10월말까지 전국에서 신규공급된 주택은 모두 44만3천4백12가구로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동안 48만5천35가구보다 4만1천6백23가구나 줄어든 물량이다. 주택업체들이 미분양물량 적체로 신규공급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당초 올해 주택공급계획물량을 1만2천가구로 예상했던 K사의 경우 연말이 가까웠음에도 불과 2천가구가 약간 넘는 실적에 그치고 있다.
반면 미분양 적체물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는 14만5천73가구에 이르던 미분양아파트가 5월과 6월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기록, 10월말 현재 11만1천9백69가구로 줄어들어 미분양 적체현상은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업체들의 어려움은 무엇보다 수도권 택지구득난이 가장 큰 원인이 됐다. 올들어 서울은 물론 사업성이 높은 수도권 일대 신규택지개발이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또 기존 주택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하는 반면 분양가는 꾸준히 상승, 신규공급아파트의 메리트가 거의 없어진 것도 업계가 고전한 중요한 이유가 됐다.
이에따라 그동안 「짓기만 하면 팔린다」는 서울지역에서도 미분양사태 현상이 일반화됐다. 실제로 올들어 5차례의 서울지역아파트 동시분양에서는 일부 입지여건이 좋은 아파트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3순위까지 미달됐다.
이같은 공급초과 현상은 주택시장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위주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각 업체마다 기존의 획일적인 평면설계에서 탈피, 다양하고 독특한 내부구조로 승부를 걸었다. 또 침실 바닥을 황토방으로 시공하고 풍수지리설에 입각한 단지배치 등 건강아파트도 선보이는 등 다양한 판촉전략이 전개됐다.
또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사업영역도 전원주택등으로 다각화한 한해이기도 했다.
중견주택업체인 H사의 K개발사업당담이사는 『올하반기부터 1백∼2백평 규모의 소규모 도심재개발사업에 진출했다』며 『그러나 전원주택, 도심소규모재건축 사업은 시장규모가 워낙 작고 사업성도 불투명해 아파트사업의 공백을 채우기는 힘들것』이라고 밝혔다.<정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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