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임대가격이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건설현장의 안전이 보장되고, 사업자들의 생존이 가능합니다.” 올 1월 말 타워크레인협동조합 정기총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임된 심재웅(59ㆍ사진) 대산타워 대표는 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타워크레인 임대가격 문제를 꼽았다. 그는 “2년 이상 지속된 건설경기 부진으로 수주 물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놀고 있는 타워크레인이 50%를 넘어서자 ‘제살깎기 경쟁’이 벌어져 회사 존립을 걱정하는 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워크레인(12톤 기준) 한 대당 임대가격은 보통 400~500만원이지만 최근에는 300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태. 게다가 기사들의 최저 임금인 227만 5,000원에 보험료, 장비 보수비 등을 고려하면 타워크레인 한 대 당 1,000만원은 보장돼야 하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원가를 훨씬 밑돌아 갈수록 적자 폭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심 이사장은 “업체들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건설 업체들이 현실적인 가격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타워크레인은 한 번 문제가 생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전을 위해서라도 적정 수준의 가격 보장이 필수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편 심 이사장은 전국타워크레인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 줄 것을 요구했다. 타워크레인협동조합은 100여개 회원사로부터 위임을 받아 노조와 임금 협상을 벌인다.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건설경기가 좋아 기사들의 최저임금을 30% 가까이 올려줬지만 올해는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수주물량이 줄어 유휴장비가 절반이 넘는 마당에 임금을 올리는 것은 무리라는 게 조합의 주장이다. 심 이사장은 “나 자신이 타워크레인 기사 출신인 만큼 기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어려울 때는 사용자측의 요구를 받아 들이고 경기가 좋아지면 보다 많은 임금을 받는 식으로 상생(相生)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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