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MF시대의 기업경영전략/곽수일 서울대 경영대학장(송현칼럼)
입력1997-12-08 00:00:00
수정
1997.12.08 00:00:00
곽수일 기자
이제 앞으로 최소한 3년간 국제통화기금(IMF) 시대가 우리 경제에서 시작되었다. IMF와의 협약대로 경제는 3%대의 성장률로 낮아지고, 20%까지 치솟는 시중금리속에서 운영될 것이다. 이에 따라 유효수요 감소로 인하여 내수가 급속히 위축될 것이고 실업률은 자연히 상승할 것이다.이러한 지난 며칠사이의 급격한 변화에 기업들이 당황하여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이미 볼 수 있다. 이는 이제까지 과거의 연장이 그대로 미래가 되는 일반적 현상과는 달리, 과거의 연장이 미래가 되지 않고, 갑자기 불연속상의 새로운 현상으로 경제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제까지 기업들의 성공비결이 그대로 연장되어 미래의 성공비결로 작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새로운 성공비결을 모색해야 하는 고난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이제까지 각 기업이 가지고 있던 성공비결이 유효성을 상실함에 따라 앞으로 단기간내에 새로운 성공비결을 개발하는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IMF시대에 직면하여 기업이 취할 수 있는 몇가지 경영전략을 살펴보자. 첫째, 어느 기업이든 핵심사업과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전략을 써야 할 것이다. 특히 금리가 18%에서 20%선을 유지하는 경우 과거와 같이 부채를 갖고 사업을 확장하고 다각화하는 전략은 스스로 몰락의 길을 재촉할 것이다. 이는 어떤 수익성있는 사업도 20%이상의 수익을 올리기가 어렵다는 자명한 사실때문이다.
앞으로 금리가 20%선을 유지하는 한 우리 대기업들과 같이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에서는 부채를 갚기 위하여 부동산은 물론이고 그룹내 사업을 처분하는 결정이 홍수를 이룰 것이다. 이는 금리 20%라는 하나의 경제정책변수를 활용하여 재벌들을 해체하는 자연스러운 경제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때 기업으로서 최선의 전략은 핵심사업과 역량에 집중하여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는 것이다. 어느 기업이 핵심역량과 사업에 초점을 두는 경우 자연히 다른 기업들과 사업망을 구축하여 협력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네트워크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결국 현재와 같이 기업내부에서 자기 기술을 갖고 필요한 모든 것을 자체조달하겠다는 패러다임에서 연관기업들과 생산 및 마케팅에서 연계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전략으로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야 할 것이다.
둘째, 앞으로 국내경기가 부진하고 환율이 높게 책정되어 있는 여건에서 기업이 찾을 수 있는 탈출구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이는 국내 경기부진으로 영업실적이 저조해짐에 따라 가격경쟁이나 덤핑까지 하면서 적자의 늪으로 빠지기보다는 높게 올라가있는 환율을 활용하여 외국시장을 역공함으로써 난관을 타개하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취한 대표적 사례가 바로 일본기업들이다. 일본기업들은 지난 5년동안 국내경기가 극도로 부진함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급성장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나 미국, 유럽 등으로 시장개척을 가속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경기가 부진하지만 무역수지면에서 엄청난 흑자를 내면서 일본경제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IMF의 경제운영 간섭을 수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선·후진국의 시장을 역공하는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와 기업을 다시 회생시키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겠다. 이제 국가경제든 기업이든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명제가 주어진다.
셋째, 앞으로 예견되는 저성장기동안 생존하기 위하여는 수익성위주의 경영전략을 채택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과거 시장확대위주 전략에서 크게 바뀌는 것이다. 무리를 해서라도 시설과 사업을 확대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시장에서 일등을 유지하는 전략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기업이 수익성에서 일등가는 위치를 확보하기 위하여는 다운사이징을 통하여 모든 측면에서 감량경영을 하여야 할 것이다. 즉, 이번 기회에 인력구조도 개선하여 최소한의 인력만 유지하고, 간접비도 대대적으로 감축하는 등의 군살빼기에 성공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어느 기업이든 이번 기회에 군살빼기 작전에 실패하는 경우 성장도 어렵지만 앞으로 생존이 위협당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하겠다.
결국 위에서 이야기한 전략들은 경영학적 관점에서 보면 경영의 기본을 논하고 있는 것이다. IMF에 의한 「강요된 개혁」을 통하여 주식회사 「한국」의 시장경기 규칙이 송두리째 바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는 길은 「경영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겠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