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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드림 젖어 힘든줄 몰라요"

한국서 첫 추석… 필리핀人 메이템씨<br>고용허가제 통해 지난달말 한국 찾아 "돈 많이 벌어 3년후 고향 돌아갔으면…"

"코리안드림 젖어 힘든줄 몰라요" 한국서 첫 추석… 필리핀人 메이템씨고용허가제 통해 지난달말 한국 찾아 "돈 많이 벌어 3년후 고향 돌아갔으면…" 필리핀인 근로자 롤란 마이템씨가 24일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24일 오전11시. 자칫 귀성 분위기에 들뜨기 쉬운 때건만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에 위치한 청명테크노스 1층 생산라인에서는 14대의 대형 사출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휴대폰 배터리 케이스를 만드는 이 공장에서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끊임없이 쏟아지는 케이스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작업장에는 여성들이 대부분이지만 이 가운데 4명의 구릿빛 남성들도 함께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통해 처음으로 한국에 입국한 100여명 가운데 한 사람인 필리핀인 롤란 메이템씨의 두 손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추석에 3일 쉬는데 잠도 푹 자고 모처럼 고향음식도 마음껏 먹을 생각입니다.” 9명의 동료와 함께 이 회사에 입사한 메이템씨는 한국에서 처음 맞는 3일간의 연휴 동안 필리핀 음식을 동료들과 해먹을 계획이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한국 음식이 맛있기는 하지만 좀 매워 이따금 고향음식 생각이 절로 나기 때문. 청명테크노스는 추석을 맞아 일요일인 26일 오전까지 근무한 뒤 수요일까지 생산라인을 멈추고 휴무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한국에서 처음 추석을 맞는 필리핀 근로자들을 위해 과일상자와 함께 이들이 회식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올해 36살인 그는 고국에 5살배기 아들과 아내를 두고 홀로 이역만리 한국에 넘어온 지 채 한달이 되지 않았다. 메이템씨는 “필리핀에서도 추수감사절에는 온 가족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습니다. 올해에는 회사 동료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아쉬움은 전화로 달래야죠”라며 웃어보였다. 9명의 동료들과 회사 근처에 마련된 숙소에서 생활하는 메이템씨는 항상 웃는 표정과 성실한 자세로 임해 동료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 이 회사 황상철 인사총무부장은 “의사소통에 다소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영어가 가능하고 간단한 한국말을 배우고 들어와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이 좀더 적응하면 숙련도 높은 일도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많은 돈을 모아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는 “일이 좀 고되기는 하지만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습니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현재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의 최대 근무기간은 3년으로 제한돼 있다. 메이템씨는 “가능한 한 한국에서 오래 일하고 싶지만 있는 기간 최대한 돈을 모으고 기술도 익히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부천=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 2004-09-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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