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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는 이미 IMF체제로"

"장사하면 할수록 손실" 경영 상황 최악<br>유류할증료 조정등 조기 특단대책 필요

“항공사는 이미 IMF 체제로 돌아갔다.” 항공업계의 경영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전격적으로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 순환 휴직을 받기로 한 것은 현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면이다. 정부가 조기에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경영위기가 빠른 속도로 여타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항공업계 얼마나 어렵기에=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올라가도 항공사들은 연간 300억원가량의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한계상황은 지난 1ㆍ4분기부터 감지됐다. 대한항공은 1ㆍ4분기에만 3,25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기름 값 부담이 한꺼번에 50% 이상 올라간 탓이다. 아시아나는 그나마 환헤징에 성공해 소폭이지만 3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도 허사가 됐다. 유가 급등이 이어지면서 4월에 적자로 돌아서더니 5월에는 손실폭이 더 커졌다. 기름이 덜 들어가도록 엔진을 개조하고 항공기의 탑재 물품을 줄여봤지만 턱도 없었다. 결국 방법은 운휴와 감편. 대한항공은 지난달 26일 무려 17개 노선에 대한 운휴ㆍ감편 방안을 내놓았다. 아시아나도 일부 노선의 화물 운송사업 중단에 들어갔다. 항공사들로서는 장사를 하면 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매출 규모를 줄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두 항공사는 덩치가 커서 그런대로 버티는 상황이지만 국내선만 띄우는 저가 항공사들은 간간히 목숨만 연명한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어렵다. ◇유류할증료 상향 조정 등 특단 대책 조기 필요=항공사들은 최근 두 가지의 대책을 정부에 건의했다. 국제선의 유류할증료 체계 수술과 국내선 유류할증료 도입이다. 국제선의 경우 현행 16단계에서 최소 20단계로 올려달라는 것이 골자다. 유류할증료는 유가에 연동해 항공요금을 올릴 수 있는 제도.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고유가 대책에 맞춰 6월 중 항공 대책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하지만 업계 요구를 무턱대고 들어주기도 힘들다. 할증료 체계 수술은 곧 항공료 인상으로 연결된다. 당장 국제선 항공료가 10% 이상 올라 물가 앙등으로 이어진다. 특히 국내선에도 할증료 도입이 이뤄지면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더욱 커진다. 결국 한계 상황에 내몰린 항공업계를 살리면서도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정부가 처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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