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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의미 외국인 '적대적M&A' 방어
입력2004-09-14 17:12:08
수정
2004.09.14 17:12:08
보통주만 매입, 유사시 경영권 안정 겨냥<br>IT株 재상승 타고 주가 부양효과 함께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의미 외국인 '적대적M&A' 방어
보통주만 매입, 유사시 경영권 안정 겨냥IT株 재상승 타고 주가 부양효과 함께
‘세마리 토끼를 잡아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목적이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대비한 방어막 설치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보다 많은 2조원의 자사주 물량을 속전속결로 매입키로 한 것은 다소 의외”라며 “상반기와 달리 보통주만 매입키로 한 것은 유사시 경영권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또 정보기술(IT)주가 꿈틀대는 시점에 자사주를 매입, 싼값에 스톡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주가 부양을 극대화하는 효과도 거뒀다.
◇적대적 M&A때 비상수단 마련= 이번 매입으로 삼성전자는 경영권 분쟁 때 잠재적 우군을 확보했다. 구희진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상반기와는 달리 보통주에 대해서만 400만주 취득을 공시해 경영권 방어 효과 목적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SK㈜처럼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 공세가 불거질 경우 자사주는 언제든지 의결권 지분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SK㈜는 올해초 자사주 1,226만여주(9.66%)를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매각, 소버린과 표대결을 승리로 이끈 바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M&A 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계열사를 통틀어 지분이 16%에 불과한 것. 외국계 펀드 3~4개만 손을 잡아도 경영권 인수가 가능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측은 “적극적인 해외 IR, 우호적인 장기 투자자 확보 등을 통해 적대적 M&A 가능성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다각도의 경영권 안정책을 마련해온 상황이다.
전 삼성증권 관계자는 “삼성 그룹은 삼성생명 등을 중심으로 지난 2000년 이전부터 한국 투자 펀드에 해외투자 자금을 집중시켜 왔다”며 “이 펀드는 결국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 경영권 안정에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투자 펀드에 영향력을 행사, 우회적으로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국내 기업들이 해외 펀드에 투자할 때 투자 내역을 요구할 방법이 없다”며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투자한 펀드들은 미국 등 해외보다 한국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스톡옵션 물량 확보ㆍ주가 부양도= 이번 자사주 매입은 시기부터 절묘했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3ㆍ4분기 실적 전후”라던 시장 예상과 달리 노키아의 실적 상향 조정으로 촉발한 IT주 상승기에 자사주를 매입, ‘싼값에 스톡옵션 물량 확보’와 ‘주가 부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거뒀다.
3분기 실적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현금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 증시 분위기를 단번에 바꾼 것. 특히 자사주 매입설이 13일 공시 이전인 9일부터 새나가면서 주가 안정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매입한 자사주는 소각하지 않고 스톡옵션으로 일부 쓰고, 나머지는 지속적으로 보유할 방침”이라며 이를 뒷받침했다.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입력시간 : 2004-09-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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