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원화 약세 '회오리' SK·KTF·SKT, 해외사업 확대속 환 전략 미흡해 대규모 환차손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대표적인 내수 기업인 통신서비스 업체들이 원화 약세의 회오리에 휘말리며 대규모 환차손 위험에 빠졌다. 최근 KT, KTF, SK텔레콤 등 통신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 손실 위험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5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 1ㆍ4분기 환차손 및 외화환산손실이 1,104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0억원보다 무려 613%, 직전분기(143억원)보다는 772%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KT가 1ㆍ4분기 기록한 총 영업외비용(2,696억원)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직전 분기에 불과 7% 였던 것과 크게 비교된다. 이에 따라 외환이익에서 외환손실을 뺀 순 순외환액은 지난해 1ㆍ4분기 30억원 적자에서 올해 931억원으로 급증했다. KTF 역시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받았다. KTF의 외환손실액은 올 1ㆍ4분기 106억원으로 석 달 전의 5억원에 비해 20배 이상 급상승했다. 비록 환 헤지 상품 가입으로 외환 손실을 대부분 상쇄했다고는 하지만 환 위험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LG데이콤도 1ㆍ4분기 57억원의 환차손을 경험하면서 순 외환손실액이 전년 겉은 기간의 1억원에서 8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처럼 통신업체들이 대규모 환차손을 기록하게 된 것은 불과 3개월새 달러당 원화가치가 무려 50원 이상 하락하는 등 원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들어 해외 사업이 크게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각 통신사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환율 방어전략으로 피해가 컸다는 분석된다. 이와 관련 KT와 KTF측은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 분기에 비해 53원이나 상승하면서 대규모 외화환산손과 환차손이 발생했다"며 "환 헤지 등 파생상품 이익까지 포함한다면 손실 규모는 현 수준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SK텔레콤만이 글로벌 경영의 경험 속에 실적 발표를 마친 통신사중 유일하게 700억원이 넘는 순 외환수익을 거둬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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